제주항공 참사 재수색 100일…무더위 사투에도 완료 '안갯속'
진척도 10%대…당초 5월 마무리 계획 이미 '훌쩍'
유해 추정 1582점 수습…유가족 "초기 부실 방증"
- 안재영 기자
(무안=뉴스1) 안재영 기자
"날씨가 가장 큰 변수죠. 언제쯤 마무리될 거라곤 장담할 수 없습니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해 재수색을 담당하는 군 당국 관계자는 22일 이같이 말하며 안타까운 심정을 내비쳤다.
지난 4월 13일 시작된 제주항공 참사 유해 재수색은 지난 21일 100일째를 맞았다.
시작 당시 재수색의 컨트롤타워 격인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완료 예정 시점으로 5월 말을 제시했다.
최초 항철위가 구상한 재수색 범위는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2만6000여㎡였으나, 유가족 요청 등에 5만8000㎡ 이상으로 확장돼 기간 연장은 불가피해졌다.
개시 약 한 달이 지난 무렵에는 참사 당시 항공기가 폭발한 활주로 토양에서 발암물질 카드뮴이 검출됐다.
이 탓에 일시 중단된 재수색은 한 달여 동안 정화 작업을 거친 후 지난달 15일 재개됐다.
그로부터 한 달이 더 지났지만, 진척도는 아직 10%대다. 유가족을 비롯한 경찰·소방·군 등 재수색 참여 당국은 이날도 무안공항 활주로로 나와 삽과 호미를 들었다.
여름이 시작되기 전 재수색은 주로 평일 오전 9시부터 점심 시간을 제외하고 오후 4시 30분까지 진행됐다.
최근 들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시작 시각은 오전 7시로 앞당겨졌다. 종료 시점도 기온과 강수 상태 등 날씨에 따라 유동적으로 조정되고 있다.
재수색은 일정 범위로 나눈 그리드(Grid)의 토양을 파낸 뒤 체로 걸러 유해와 유류품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굴토와 체치기 등에 도구가 사용되긴 하지만, 일일이 손으로 해야 하는 작업인 탓에 참여 인력의 체력은, 속도는 물론이고 정확성과도 직결되는 요소다.
재수습 당국은 천막을 설치해 그늘을 만들었고 참여 인력들이 이 안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그렇지만 참여 인력들의 얼굴과 등줄기에선 쉴 새 없이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기온 자체가 워낙 높았던 탓이다. 실제 이날 오전부터 무안공항의 최고기온은 31.1도를 기록할 정도로 무더웠다.
사방이 탁 트여 바람은 자주 불었지만, 높은 기온의 영향으로 되려 몸을 덥게 만든다는 게 참여 인력들의 전언이다.
그럼에도 미수습 유해와 유류품을 하나라도 더 유가족에게 돌려드리겠다는 일념으로 현장의 참여 인력들은 부지런히 손을 놀렸다.
그 덕에 전날까지 유해 추정물 1582점, 유류품 833점, 기체 잔해 1195.9㎏이 수습됐다. 추정물 중 195점은 참사 희생자들의 유해로 확인됐고 나머지에 대해선 DNA 감식이 이뤄지는 중이다.
이날도 개시 2시간여 만에 유해 추정물 7점과 유류품 1점이 발견되는 등 재수색 성과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
다만, 이러한 발견은 참사 직후 수습이 부실했다는 방증이기도 해 재수색에 참여하는 유가족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김유진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더운 날 군과 경찰, 소방 모두 고생하시지만, 재수색으로 인한 가장 큰 고통은 유가족이 겪는 중이라고 생각한다"며 "유해와 유류품이 계속 나오는 이 작업은 우리가 요구하지 않았으면 그냥 덮고 넘어갔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참여 기관 모두 몸을 사리지 않고 열심히 임해 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재수색 현장에 대한 바람은 날씨가 좋았으면 하는 것뿐이지만,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된 이 외 문제들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하소연했다.
2024년 12월 29일 태국 방콕에서 출발한 제주항공 7C2216편은 무안공항 착륙 과정에서 로컬라이저 시설과 충돌해 폭발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숨졌다.
jy87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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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미수습 유해와 유류품을 다시 수습하는 범정부 차원의 재수색이 어느덧 100일이 지났다. 계획대로라면 재수색은 이미 완료됐어야 하지만, 뒤늦게 발견된 토양 오염 문제와 여름철 악천후 등으로 진척도는 더디다. <뉴스1>은 두 차례에 걸쳐 재수색 진행 상황을 진단하고 유가족의 바람 등을 보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