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수사팀장, 팀원에게 "성적으로 몰아가지 말라" 했다

특수단 중간수사결과 발표…'성적 목적' 부분 배제 보고서 작성 지시
현장감식보고서 제외·케이블타이 영상 삭제도…강간살인 적용 못되게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과 관련해 공무상비밀누설과 증거인멸 등의 혹을 받는 담당 강력팀장 A 경감이 8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광주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2026.7.8 ⓒ 뉴스1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광주 여고생 살인범 장윤기(23) 사건에 대한 경찰 부실 수사와 유착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단이 당시 강력팀장의 증거은닉과 직권남용 정황을 확인했다.

오동욱 특별수사단장(경무관)은 15일 광주경찰청 기자실에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장윤기 살인사건 관련 진상규명 특별수사단'의 중간수사결과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당시 강력팀장이었던 A 경감은 사건 발생 당일인 지난 5월 5일 장윤기의 주거지와 차량 수색 과정에서 강간 목적을 입증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물인 리얼돌과 케이블타이를 발견했음에도 압수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A 경감은 주요 증거물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팀원에게 장윤기의 집 비밀번호와 차량 열쇠를 장윤기 부친에게 전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스토킹 사건 내용이 담긴 수사보고서를 결재받기 위해 제출한 팀원에게 특정 내용을 삭제하도록 지시했으며, 광주경찰청으로부터 전달받은 '성적 동기 개입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장윤기 면담보고서도 수사기록에 편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팀원에게는 '성적으로 몰아가지 말라'고 조사 범위를 제한했고, 범행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고 팀원이 '장윤기 차량 뒷문이 열려있는 것 같다'고 분석한 보고서를 작성하자 이를 지우도록 하고 '불분명하다'는 내용으로 다시 작성하도록 한 것으로 특별수사팀 수사 결과 드러났다.

이밖에도 범죄분석보고서를 첨부하면서도 '성적 목적' 부분만 배제한 수사보고서를 작성하게 했다.

검찰 송치 과정에서도 누락한 서류를 넘기라는 광주경찰청의 지시에도 팀원에게 현장감식결과보고서를 제외하라고 지시하고 이후 결재를 회피하는 등 혐의도 추가로 드러났다.

특별수사단은 차량에서 케이블타이가 촬영된 현장 영상 역시 A 경감이 삭제를 지시한 것으로 판단했다.

특별수사단은 A 경감의 지시로 주요 증거가 압수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장윤기에게 강간 등 살인 혐의가 아닌 일반 살인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A 경감은 이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증거인멸 등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장윤기 부친에게 수사정보를 알려준 팀원은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이 팀원은 과거 장윤기 부친과 같은 근무지에서 6개월간 근무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pep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