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 특별시장 '1의대·2대학병원' 절충안, 순천대 왜 거절했나
'행정 불신' 큰 장벽, 확약 없인 유명무실 우려
동부권 소외 목소리 확산…정치권 옮길 가능성도
- 김성준 기자
(순천=뉴스1) 김성준 기자 = 전남 국립의대 신설을 조건으로 국립목포대와 국립순천대가 추진하고 있는 통합이 차질을 빚고 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인수위 측이 양 대학에 제안한 절충안에 대해 목포대는 조건 없이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순천대는 거절했기 때문이다.
1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민형배 시장 인수위원회인 전남광주대전환위원회는 지난 2일 양 대학에 '1의대·2대학병원' 안에 대한 찬반 여부를 회신해 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안은 목포에 대학본부와 의과대학, 순천에 500병상 규모의 대학병원을 우선 설립하고 향후 의대가 있는 지역에 추가 병원을 건립하겠단 구상이 담겼다.
인수위가 요구한 마감 시한인 13일 목포대와 순천대가 이견을 보였다.
목포대는 절충안에 대해 수용한다고 회신했으나 순천대는 수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순천대는 입장문을 통해 "편향된 제안은 수용할 수 없다"며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대학본부와 의과대학을 순천에 두고 단계적으로 병원 설립을 대안으로 요구한다"고 역제안했다.
순천대에서 민 시장 인수위 측의 절충안을 거절한 이유는 '신뢰' 문제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순천에 대학병원이 우선 설립되더라도 추후 목포에 병원이 설립되면 '유명무실' 해질 수 있단 우려가 나왔다.
향후 의사 결정권이나 예산·인사 등 중요한 사무 처리가 대학본부와 의과대학이 위치한 목포 위주로 이뤄질 수 있단 의견이다.
여기에 의과대학과 병원의 거리, 실습 문제 등을 이유로 수련병원 지정도 목포에 설립되는 병원으로 옮겨간다면 '껍데기'만 남은 병원이 될 수 있단 확대 해석도 제기됐다.
일각에선 목포에 설립되는 병원의 규모가 적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현재 전공의법상 인턴 수련병원은 100병상 이상, 레지던트 수련병원은 200병상 이상이면 지정이 가능하다.
순천에서는 약속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절충안을 절대 받아선 안될 것이란 여론이 우세하다.
앞서 전남대학교와 여수대학교가 통합할 당시 한의대를 여수로 이전하기로 했지만 20년이 넘게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점도 '불신'을 부추기는 요소다.
특히 전남 동부권은 본부나 본청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짙다. 여수시·여천시·여천군 통합, 순천시·승주군 통합 등을 거치며 '본청'이 위치하지 않은 지역이 급격하게 쇠락하는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서남권 반도체 프로젝트도 지역 민심을 흔들었다. 광주권과 서부권은 대규모 투자와 통합청사, 의회 등에서 이익을 얻고 있으나 동부권은 되려 소외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민 시장이 최근 '특정대학과 추진, 페널티' 등을 언급하면서 지역 일각에서는 민주당에 대한 반감까지 형성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민 시장은 13일 KBS광주 뉴스 이슈대담에서 "(순천대가 거절하면) 특정 대학과 의과대학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법을 찾거나 (절충안에) 동의하지 않는 대학에 대해서 저희가 할 수 있는 무슨 그런 페널티를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전남 동부권이 통합 이후 더욱 소외되고 있다는 시민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며 "일부 단체는 민형배 특별시장, 손훈모 순천시장, 김문수 국회의원까지 민주당 퇴진 운동이라도 벌여야 한다는 강경한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500병상 규모의 병상이 사실상 지역 의료 인프라 개선에 크게 기여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목포에서는 한국, 중앙, 기독병원과 순천은 성가롤로 병원 등이 500병상을 넘거나 근접한 규모다.
실제로 지역에서도 특수 질환이나 대형 수술이 필요할 경우 광주에 위치한 전남대나 조선대보다 서울로 향하는 경우가 잦다. 지역 내 의대가 생기더라도 막상 효율성이 떨어져 적자만 감당해야 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노관규 전 순천시장은 본인의 SNS에 "동·서 갈등만 증폭될 바에야 아예 순천대와 목포대를 전남대로 통합하고 양 지역에 전남대병원 분원을 만들어 의사들을 순환근무 시키는 안을 고려할 때도 됐다"고 제시했다.
순천대 관계자는 "국립의대를 설립하고 인원을 배정하는 일은 국가 사무로 정부와 교육부에서 결정할 사안이지 인수위 차원에서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며 "목포대 측과 협의를 추가로 진행하고 교육부 방침에 따라 추후 방침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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