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39만 광주 광산구 '0원' vs 28만 순천시 '5457억'…보통교부세 역설

광주 5개 자치구 "재정 자율성에서 심각한 불이익"
통합특별시 출범 맞춰 보통시 승격·재정특례 요구

민형배 전남광주특별시장 당선인이 9일 전남 목포서 특별시의회 당선인 사전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민형배 당선인 측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6.9 ⓒ 뉴스1

(광주=뉴스1) 박영래 기자 = "인구는 우리가 훨씬 많은데, 왜 쓸 수 있는 돈은 몇 배나 적습니까?"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광주시 산하 자치구들의 '재정 소외론'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현행 지방교부세법의 구조적 한계로 인해 인구가 더 많은 광주 자치구가 전남의 일반 시·군보다 재정 자율성에서 심각한 불이익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자체의 살림돈으로 불리는 보통교부세 배분 구조를 두고 형평성 논란이 거세다.

11일 광주 일선 자치구에 따르면 보통교부세는 용도가 지정된 국고보조금과 달리 지자체가 복지, 도로 보수, 대중교통 지원, 환경미화원 인건비 등 주민 생활 밀착형 사업에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일반재원'이다. 지자체 살림의 핵심 축이다.

그러나 2024년 기준 재정 성적표를 보면 기형적인 구조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인구 39만 명의 광주 광산구는 정부로부터 직접 받는 보통교부세는 '0원'이다. 광주시가 받은 교부세 중 일부를 떼어 준 재원조정교부금 890억 원이 전부다.

인구 28만 명의 전남 순천시는 정부의 보통교부세 5457억 원을 직접 수령했다. 여기에 추가로 재원조정교부금 426억 원을 더 받았다.

인구 40만 명의 경북 구미시는 보통교부세 4012억 원에 추가 재원 719억 원을 챙겼다.

인구 규모는 비슷하거나 오히려 광산구가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손에 쥐는 자율 재원은 수천억 원의 격차가 발생하는 셈이다.

이 같은 격차는 현행 지방교부세법상 행정안전부가 광역시에 대해서는 자치구가 아닌 '본청'을 기준으로 재정을 통틀어 계산해 일괄 교부하기 때문이다. 광역시는 하나의 생활권이라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7월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출범하더라도 이 구조가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통합되더라도 전남 22개 시·군은 여전히 정부로부터 연간 수천억 원의 보통교부세를 직접 받는다. 반면 광주 5개 자치구는 통합특별시가 받아온 재원에서 수백억 원의 조정교부금만 쪼개어 받아야 하는 '재정 종속' 상태가 이어진다.

그 때문에 일각에서는 "자치구에 살고 있다는 이유로 주민들이 받는 행정 서비스와 재정 혜택이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정부(행안부)의 입장은 완강하다. 타 특·광역시 자치구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고려해야 하는 데다, 도시 전체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광역단체가 재원 조율권을 쥐고 있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논리다.

정부는 통합특별시에만 예외적으로 자치구 직접 교부 특례를 주는 것에 대해 매우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결국 행정통합의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제도적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이대로 통합특별시가 출범하면 광주 자치구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 커질 것"이라며 "통합시 출범과 동시에 광주 자치구를 '보통시'로 승격하거나, 이에 준하는 강력한 재정 특례를 반드시 법안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안으로 앞으로 특별시에 교부되는 보통교부세 중 광주광역시분의 일부(20%)를 자치구에 직접 배분할 수 있도록 특별법이나 특별시 조례에 반영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