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흥 또 계절노동자 인권침해 고소…같은 브로커 연루 의혹

필리핀 노동자 3명 "여권 보관·임금 공제·타 사업장 작업 강요"
노동단체 "모집·관리 구조 전반 수사해야"

8일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등은 전남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계절노동자 노동착취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노동단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고흥=뉴스1) 박지현 기자 = 전남 고흥의 한 굴양식장에서 일한 필리핀 출신 계절노동자들이 노동착취와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사업주와 브로커를 경찰에 고소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3월 제기된 고흥 계절노동자 인권침해 사건과는 별개지만, 당시 지목된 브로커가 다시 연루된 것으로 알려져 계절노동자 관리 구조 전반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등은 8일 전남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굴양식장 사업주 1명과 브로커 2명을 강요·협박,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필리핀 출신 계절노동자 3명은 "근로계약서와 달리 작업량에 따라 임금을 지급받았고, 새벽 4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하면서도 정기 휴일과 적절한 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여권과 외국인등록증을 사업주가 보관했고, 허가받지 않은 다른 사업장으로 보내 벽돌 나르기와 퇴비 작업 등을 시켰다"고 밝혔다.

이들은 계약기간이 남아 있었는데도 지난 2월 갑자기 해고됐고, 사업주와 브로커 측이 '근로자 자의 퇴사 확인서' 서명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귀국 과정에서도 항공료와 차량 이용료가 임금에서 공제된 채 필리핀으로 돌아가야 했다고 했다.

노동단체는 "사업장과 사업주는 다르지만 같은 브로커가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있다"며 "개별 사업장 문제가 아니라 계절노동자 모집과 배치, 관리 전반의 구조적 문제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자들이 사업장 변경이나 체류 자격 문제 때문에 피해를 말하기 어려운 구조에 놓여 있다"며 "여권 보관, 임금 공제, 계약 외 노동 지시 여부 등을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단체는 또 "반복되는 피해를 막기 위해 지자체와 수사기관이 브로커 개입 경로와 관리·감독 부실 여부까지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고소인들은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도 제기한 상태다.

war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