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산업현장서 올해 최소 14명 사망…"안전조치 기본만 지켰어도"

3월 중순 이후 한 달 새 6명 사망…1분기 공식 통계도 11명

13일 오전 전남도청 앞에서 광주전남노동안전보건지킴이 등 노동단체가 영암 대불산단에서 일하다 숨진 이주노동자 2명을 추모하는 49재를 진행하고 있다.(노동단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무안=뉴스1) 박지현 기자 = 근로자의 날인 1일 전남 산업현장에서 반복되는 사망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노동계가 파악한 사망자는 최소 14명으로 집계됐다.

1일 노동계에 따르면 전남 지역에서는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끼임·추락·질식·깔림 등 전형적인 중대재해로 14명이 숨졌다.

이 수치는 노동계 자체 집계로 고용노동부 공식 통계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실제 고용노동부가 집계한 올해 1분기(1~3월) 전남 산업현장 사망자는 11명이다. 전년 동기(12명)보다 1명 줄었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사고는 3월 중순 이후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 3월 16일 광양의 한 조선소에서는 하청노동자가 크레인 작업 중 끼여 숨졌다. 이어 같은 달 27일 장성 역사 증축공사 현장에서는 지붕 철거 작업 중 채광창을 밟고 추락해 사망했다.

4월 들어서도 사고는 이어졌다. 17일 여수 산단에서는 작업 중 추락 사고로 노동자가 숨졌고, 21일 장성 건설현장에서는 하역 작업 중 지게차에 부딪혀 사망했다. 27일에는 진도와 광양 벌목 현장에서 작업자 2명이 각각 벌목한 나무에 맞아 숨졌다.

이처럼 사고 유형은 다르지만 대부분 기본적인 안전조치가 지켜지지 않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사망 사고는 특정 업종에 집중됐다.

조선업 호황이 이어지는 대불산단에서는 끼임과 질식, 깔림 사고가 반복됐다. 현장에서는 작업 속도를 맞추는 과정에서 안전 점검이 뒤로 밀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험한 공정이 하청과 이주노동자에게 집중되면서 사고 가능성이 높은 작업이 몰린다는 것이다.

지난 3월 4일 오후 전남도청 앞에서 대불산단에서 일하다 사망한 이주노동자를 위한 추모문화제에서 동료이주노동자들이 헌화하고 있다.(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벌목 현장도 사각지대로 지목된다. 가파른 산지에서 소수 인원이 작업을 하다 나무에 깔리거나 충격을 받아 숨지는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작업자 다수가 고령인 점도 위험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박영민 노무사는 "대부분의 사고는 기본적인 안전조치만 지켰어도 막을 수 있는 경우"라며 "끼임이나 추락처럼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현장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기 단축 등 이유로 안전 관리가 뒤로 밀리고, 영세 사업장일수록 교육과 관리가 부족한 구조"라며 "사고가 집중되는 업종과 시기에 맞춰 선제적인 점검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점검과 단속이 이어지고 있지만 현장 변화는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남도의 대응 체계도 문제로 지목됐다. 전남에는 노동을 전담하는 부서가 없어 산업재해와 이주노동자 문제가 부서별로 나뉘어 관리되고, 사고 예방과 대응을 총괄할 체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손상용 광주전남노동안전보건지킴이 사무국장은 "지금처럼 부서별로 나뉘어 관리하는 구조에서는 사고를 예방하기 어렵다"며 "조선업과 농어업, 이주노동자 문제를 함께 다루는 전담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war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