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주년 5·18 앞둔 국립묘지…도쿄 유학생부터 춘천 중학생까지 '추모 물결'

춘천·광주 학생들 '오월정신' 가슴에

30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역에서 일본 유학생들이 5·18 서적을 든 채 묘역을 둘러보고 있다. 2026.4.30 ⓒ 뉴스1 조수민 수습기자

(광주=뉴스1) 조수민 수습기자 = "도쿄서 번역서로 읽던 5·18, 광주 5.18 묘비 직접 보니 눈물이 나네요."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을 2주 앞둔 30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

오월 영령의 넋을 기리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되새기려는 추모객들의 발길이 전국, 나아가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황석영 작가의 5·18 번역 책을 품에 안은 중국인 니 씨(28)는 같은 중국인 유학생 쉬 씨(28)와 함께 열사들의 묘역을 꼼꼼히 둘러보고 있었다.

도쿄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있는 니 씨는 "정치학도로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라고 생각해 광주로 여행은 김에 들렀다"며 "아픈 상처를 직접 확인하니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쉬 씨도 "항쟁, 희생 같은 단어들은 책 속 번역어로만 봐서 실제 무게를 온전히 느끼지 못했다"며 "열사들의 묘비를 직접 보니 당시 시민들과 열사들의 용기가 전해진다"고 했다.

과거의 기억을 안고 돌아온 이들도 있었다. 경기도 안양에서 온 정서영·한순옥 씨(60대)는 전남대 대학생 시절 겪었던 광주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정 씨는 "대학 생활 내내 최루탄 연기 속에서 경찰들과 마주쳐야 했다. 교내에서 닭 잡듯이 사람을 잡아가는 광경을 직접 봤다"며 "당시의 두려운 분위기가 아직도 선하다. 광주에 올 때면 무조건 이곳을 들러 마음을 추스른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들은 중학교 2학년이라는 어린 나이에 전남도청에서 총상으로 사망한 박창권 열사의 묘비 앞에서 한참 동안 발길을 떼지 못했다.

창원에서 온 김진호 씨(70)는 딸 부부와 함께 담양 여행을 마치고 처음 묘역을 찾았다.

김 씨는 "1980년 5월 당시 포항에서 군 복무 중이어서 광주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몰랐다"며 "이렇게 많은 죽음이 있다는 진실을 알게 되니 충격적이다. 묘비 하나하나 속 사연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30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역에서 춘천에서 온 가정중학교 학생들이 참배하고 있다. 2026.4.30 ⓒ 뉴스1 조수민 수습기자

5월 정신을 공부하기 위한 중학생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광주 양산중학교 학생 142명과 금당중학교 학생 130명도 해설사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며 묘역을 누볐다.

강원도 춘천 가정중학교는 10년째 이어온 '역사 문화탐방'의 일환으로 올해도 2학년 학생 35명과 함께 광주를 찾았다.

양산중 박근주 교사는 "민주주의에 참여하고자 했던 당시 시민들의 의식이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시대정신으로 전달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sum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