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돈 챙기는데 '암구호'까지…국립광주과학관 직원들 끝까지 '네 탓'

검찰, 4명에 징역 5~10년·벌금 1억~3억 구형
"관례적으로 수수료 챙겨" vs "부당지시 따를 수밖에"

광주지방법원. ⓒ 뉴스1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국립광주과학관의 발주 때마다 업체들로부터 '뇌물'을 받아 챙긴 전직 직원들에게 검찰이 억대 벌금형과 실형 등 중형을 구형했다.

광주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장우석)는 29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국립광주과학관 전직 직원 A 씨(59) 등 4명과 브로커, 납품업자 등 11명에 대한 변론 절차를 종결했다.

검찰은 범행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A 씨에게 징역 10년에 벌금 3억 원을, B 씨에게 징역 6년에 징역 2년, 다른 직원 2명에게는 각각 징역 5년과 벌금 1억 원을 구형했다.

브로커와 납품업자들에게는 각각 징역 10개월~징역 5년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2019년 말부터 2023년 12월 사이 국립광주과학관 발주계약 체결 대가로 업체 측으로부터 1억70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건네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인사비와 수수료를 챙겨주는 관급 납품업자를 물색한 뒤 천체투영관 설치 등 국립광주과학관과 업체 간의 계약을 체결했다. 납품업체 등은 직원들에게 인사비와 수수료를 건넸고, 직원들이 이 금품을 A 씨에게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 과정에서 A 씨는 자신이 범행을 주도하지 않았고, 직원들이 관례적으로 발주 사업 금액 중 일부를 수수료로 받아 챙기고 자신이 받은 돈은 직원들에게 나눠줬음에도 본인만 범인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머지 피고인들은 'A 씨의 부당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특히 이날 피고인 신문에서 B 씨는 "A 씨가 휴대전화 메모장에 암호 형식으로 돈을 받는 날짜 등을 모두 적고, 돈을 받아오게 했다"며 "수수한 뇌물은 선물 형식으로 기자들에게도 줬다"고 폭로했다.

업자들은 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사업 발주를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뇌물을 줬다며 선처를 구했다.

A 씨 등은 2023년 1월까지 과학관 내부에 설치된 CCTV 영상을 무단 확인한 혐의(개인정보 보호법 위반)로도 기소됐다.

이들은 직원들의 동태를 확인하고 감시하기 위해 과학관 내 CCTV 영상을 여러 차례 무단 열람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오는 6월 26일 피고인들에 대한 선고공판을 연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직원들의 부당 업무 의혹에 대한 직접 감사를 진행한 뒤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통신 분석과 계좌추적은 물론 업체 15곳에 대한 세무 자료 분석, 9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이들의 혐의를 밝혀냈다.

A 씨 등은 국립광주과학관에서 해임됐다. 국립광주과학관은 과기부 산하로 직원들이 공무원으로 의제된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