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선 행복하길"…'해든이 사건' 선고 날, 법원 둘러싼 추모 물결

추모 화환 200여개…"아동학대범죄, 양형 기준 강화해야"

23일 여수 영아살해 사건 선고를 앞두고 광주지법 순천지원 앞에 추모화환이 놓여져있다. 2026.4.23 ⓒ 뉴스1 김성준 기자

(순천=뉴스1) 김성준 기자

"태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아이가 고통만 느끼다 삶을 마감했습니다. 반드시 법정 최고형이 선고돼야 합니다"

일명 '해든이 사건'으로 알려져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킨 여수 영아 학대 살해 선고 공판이 열리는 23일, 광주지법 순천지원 앞은 아침부터 분주했다.

오전 9시부터 전국 각지에서 도착하기 시작한 추모 화환은 어느새 200개를 넘어섰다. 정문 앞 200m가량을 따라 놓인 화환 물결에 길을 지나던 시민들도 관심을 보였다.

길을 지나던 한 시민은 "천인공노할 범죄를 저질렀다니 영원히 사회에서 격리해도 모자란다"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정문 앞 도롯가에는 플래카드와 손팻말이 빼곡히 내걸렸다. 화환과 플래카드에는 '해든아 잊지 않을게', '그곳에선 행복하길 바란다' 등 추모 문구와 '사형도 부족하다', '가해 부모에게 최고형을 선고하라' 등 법정 최고형을 요구하는 문구가 함께 쓰여있었다.

한편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는 "세상이 더 따듯해지도록 노력할게", "네가 겪은 세상이 전부가 아니야. 다 잊길 바란다", "우리가 지켜줄게" 등이 적힌 파란 손 편지도 걸렸다.

23일 여수 영아살해 사건 선고를 앞두고 광주지법 순천지원 앞에 모인 시민들이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 뉴스1 김성준 기자

이날 순천지원 앞에서는 엄벌을 촉구하는 집회도 열렸다. 부모들이 자발적으로 SNS 단체 채팅방을 통해 모인 것이었다. '해든아 사랑해 기억해'로 이름이 붙은 모임에는 600명이 넘는 국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집회를 주도한 송하정 씨(42)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아동 학대에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전 11시 30분부터 손팻말과 파란 풍선을 들고 법원 인근을 행진하기도 했다.

이들은 "아동학대는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안전과 신뢰를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아동학대치사, 아동학대 살해의 양형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반복적 학대에 대해 친권 제한·박탈이 신속히 가능하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여한 한 시민은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느냐"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포에서 왔다는 김은경 씨(40)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너무 화가 나 침묵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친모뿐만 아니라 방임한 친부에 대해서도 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든이 친모 A 씨는 지난해 10월 22일 주거지에서 4개월 된 아들을 아기용 욕조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 살해)로 기소됐다.

친부 B 씨는 아내의 학대 사실을 알면서도 방임하고, 진술을 번복시킬 목적으로 참고인을 협박한 혐의(아동학대 방임)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A 씨에게 무기징역을, B 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이날 오후 2시 선고 공판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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