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완도 화재 현장 '라이트라인' 미사용…"전술 상황에 따라 판단"

오전·지상 1층, 내부 시야 확보 판단…개인용 라이트 활용

12일 오전 8시 25분쯤 전남 완도군 군외면 원동리의 한 냉동창고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남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4.12 ⓒ 뉴스1

(완도=뉴스1) 최성국 이수민 기자 = 소방관 2명이 순직한 전남 완도 냉동창고 화재 현장에서 비상 상황 신속한 탈출을 돕는 '라이트라인'이 운용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번 화재 당시 현장에서는 진입 경로를 표시해 대원의 퇴로 확보를 돕는 '라이트라인'이 별도로 운용되지 않았다.

'라이트라인'은 연기나 암흑으로 시야 확보가 어려운 화재 현장에서 진입 경로를 표시해 탈출을 돕는 유도선 장비다.

소방공무원이 짙은 연기 속에서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탈출 경로를 표시해 현장에서 소방관의 '생명줄'로 여겨진다.

주로 지하 공간이나 터널, 대형 물류창고 등 내부 구조가 복잡하고 시야 확보가 어려운 환경에서 활용된다.

하지만 취재 결과 이번 현장에서는 라이트라인이 운용되지 않았다.

화재 현장에서의 장비 운용은 현장 지휘관의 판단과 당시의 전술적 상황에 따라 결정한다.

이번 현장의 경우 화재 초기 농연(짙은 연기)이 가득한 지하층이나 복잡한 미로 구조와 달리, 지상 1층으로 외부 빛이 유입되는 아침 시간대였고 내부 구조 파악이 가능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또 라이트라인은 주로 시야 확보가 어려운 지하구나 터널, 대형 물류창고 심부 화재 시 대원의 퇴로 확보를 위해 사용되는데, 당시 초기 현장은 내부 시야가 일정 수준 확보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대원들은 라이트라인 대신 개인용 라이트를 활용하고 있었으며, 2인 1조 원칙에 따라 작전을 수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오후 전남 완도문화예술의전당 1층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 육군장병들이 냉동창고 화재 진화 중 순직한 소방관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2026.4.13 ⓒ 뉴스1 박지현 기자

화재는 전날 오전 8시 25분쯤 완도군 군외면 원동리의 한 2층 구조 콘크리트 냉동창고에서 발생했다.

불은 건물 1층 냉동실 6개 가운데 2번 냉동실에서 토치를 이용한 페인트 제거 작업 중 시작됐다. 내부는 천장 우레탄 폼, 벽면 패널, 바닥 에폭시 재질로 시공돼 있었으며 작업 과정에서 발생한 유증기가 실내에 축적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소방당국은 대원 7명을 투입해 오전 8시 38분 1차 진입에 나섰고, 이후 연기가 계속되자 오전 8시 47분 2차 진입을 실시했다.

문제는 2차 진입 과정에서 발생했다. 내부에 쌓여 있던 에폭시와 우레탄 유증기가 폭발하면서 화염과 열기가 외부로 분출됐고, 당시 외부 지휘팀장이 무전으로 전원 대피를 지시했지만 대원 2명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고립됐다. 이들은 각각 오전 10시 2분과 11시 23분 숨진 채 발견됐다.

화재 현장의 특성상 급격한 연기 확산과 시야 상실 상황이 순간적으로 바뀔 수 있는 만큼 진입 경로를 표시하고, 요구조자가 될 수 있는 소방관에 대한 접근성 확보를 고려해 퇴로 확보 장비의 운용 기준을 더욱 유연하게 적용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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