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아버지가 순직"…분향소서 터진 주민·학생·군인들의 눈물

완도군 문화예술의전당 1층 합동추모관 마련
완도고 1학년 135명 점심시간 헌화·묵념

13일 오후 전남 완도문화예술의전당 1층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 완도고등학교 학생들이 불을 끄다 순직한 소방관을 추모하고 있다. ⓒ 뉴스1 박지현 기자

(완도=뉴스1) 박지현 기자 조수민 수습기자

소방관님들도 사람인데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영웅들의 헌신과 용기에 눈물만 납니다.

13일 오후 전남 완도군 문화예술의전당 1층에 마련된 순직 소방관 합동추모관에는 학생들의 울음이 이어졌다. 교복을 입은 완도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줄지어 들어와 헌화하고 고개를 숙이는 동안, 추모관 안은 무거운 침묵과 흐느낌으로 가득 찼다.

이날 점심시간을 이용해 추모관을 찾은 완도고 1학년 학생들은 6~7명씩 차례로 입장했다. 학생들은 순직한 소방관들을 향해 헌화한 뒤 짧게 묵념했고, 곳곳에서는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보였다.

한 학생은 추모관 입구에서부터 울음을 참지 못했다. 그는 "친구 아버지가 순직하셨다고 들었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헌화를 마치고 나갈 때까지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오열했다.

학생들은 대부분 "소식을 듣고 너무 안타까워서 찾아왔다"며 "좋은 곳에 가셨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조문에는 완도고 1학년 학생 135명이 참여했다.

장성인 완도고 1학년부장은 "교육청과 협의해 맞춤형 심리지원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며 "2·3학년 학생들도 개별적으로 추모관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추모관에는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 소속 재난심리회복지원팀도 배치됐다. 이들은 학생과 주민들에게 안내문을 나눠주며 심리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13일 오후 전남 완도문화예술의전당 1층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 완도고등학교 학생들이 순직한 소방관의 추모를 위해 줄서고 있다. 2026.4.13 ⓒ 뉴스1 박지현 기자

김아현 재난심리회복지원팀 관계자는 "재난 직후 초기 단계에서 트라우마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힘든 학생이나 주민이 있으면 언제든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을 주민들의 추모 발길도 이어졌다.

완도읍에 사는 이옥동 씨(66)는 "어디선가 한 번쯤 마주쳤을 것 같은 분들인데 이런 일을 당해 더 안타깝다"며 "위험을 감수하고 임무를 수행하다 희생된 만큼 유가족의 마음이 얼마나 참담하겠느냐"고 눈시울을 붉혔다.

군복을 입은 육군 장병들도 합동추모관을 찾아 순직 소방관들을 추모했다.

김대현 31사단 사무관은 "현재 완도 예비군 부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만큼 지인은 아니어도 안타까워서 부대원들과 함께 찾았다"고 전했다.

순직한 소방관들은 전날 오전 8시 25분쯤 완도군 군외면 한 냉동창고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 투입됐다. 이들은 추가 진화를 위해 오전 8시 47분쯤 공장 내부로 재진입했으나 약 3분 뒤 폭발에 휘말리며 끝내 빠져나오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천장 부근에 축적된 에폭시·우레탄 유증기에 불이 붙으면서 화염이 급격히 분출하는 '플래시오버'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war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