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냉동창고 화재 순직 소방관 동료들 "든든한 부대장 잃어"
플래시오버 추정 폭발로 참변…정부, 옥조근정훈장 추서
- 박지현 기자, 조수민 수습기자
(완도=뉴스1) 박지현 기자 조수민 수습기자 = "어떤 현장이든 솔선수범해 달려가는 부대장님이셨습니다."
전남 완도 냉동창고 화재를 진화하다 순직한 소방대원들에 대한 동료 소방관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동료 소방관들은 "위험한 상황에서도 주저하지 않던 사람이었다"며 "현장을 지키던 든든한 동료를 잃어 안타깝다"고 망연자실했다.
13일 전남 완도군에 마련된 A 소방위(44)의 빈소에서 만난 동료 소방장은 끝내 무너져 내렸다.
소방서에서 함께 근무하던 이 소방장은 "부대장님은 현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베테랑이었다. 후배들을 잘 이끌었던 선배"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부대장님은 평소 성실하고 열심히 근무하던 분이었다. 소방서 직원 그 누구에게 물어봐도 부대장님이 제일 잘했다고 할 것"이라며 "완도 저온창고 화재 당시 오전 9시가 교대시간이었는데도 끝까지 현장을 지키다 참변을 당하셨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동료 B 씨도 "구조대원으로서 현장 이해도가 매우 높았고, 후배들을 세심하게 챙기던 분이었다"며 "소방서 내에서도 실력을 인정받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특히 동료 소방관들은 A 소방위가 약 2주 전에도 몸을 사리지 않고 인명을 구조했던 걸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완도군 완도읍에서 지난 3일 오전 2시 1분쯤 50대와 30대 모녀가 탄 SUV가 보조배터리 폭발로 1톤 트럭과 충돌했다. 조수석에 탑승한 50대 어머니는 바다에 빠져 뱃줄을 붙잡고 버티다 구조됐다. A 소방위는 해당 현장에 출동해 인명을 구조했다.
동료 C 씨는 "평소에 자녀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 일도 일이지만 가정에도 충실하셨던 분이다. 완도 보조배터리 차량 화재 사건에서도 몸을 아끼지 않고 사람을 구했다. 선배의 순직에 허탈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전날 오전 8시 25분 완도군 군외면 한 냉동창고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 투입됐다. 이들은 추가 진화를 위해 오전 8시 47분께 공장 내부로 재진입했으나 약 3분 뒤 폭발에 휘말리며 끝내 빠져나오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천장 부근에 축적된 에폭시·우레탄 유증기에 불이 붙으면서 화염이 급격히 분출하는 '플래시오버'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은 "에폭시 작업 중 토치를 사용했다"는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순직 소방관들에게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이날 오후 1시부터는 완도문화예술의전당에 순직 소방관들을 기리기 위한 합동 분향소가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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