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같은 아들이었어요"…완도 순직 소방관 빈소 눈물바다

3형제 막내, 홀로 남은 아버지 "어떻게 사나"
결혼 앞둔 소방사·다자녀 가장 소방위 참변

13일 전남 완도군 완도읍 한 장례식장 앞에 냉동창고 화재를 진화하다 순직한 소방대원을 위한 근조화환이 놓여있는 모습. 2026.4.13 ⓒ 뉴스1 조수민 수습기자

(완도=뉴스1) 박지현 기자 조수민 수습기자

매일 안부전화하는 딸 같은 막내아들이었는데…

13일 오전 전남 완도군 완도읍의 한 장례식장. 완도 냉동창고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 2명의 빈소는 유족들의 통곡으로 가득 찼다.

A 소방위의 아버지 박안천 씨(79)는 3형제 중 막내였던 아들을 떠나보내며 말을 잇지 못했다.

박 씨는 "딸 같은 아들이었다. 며느리도 딸처럼 잘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혼자 지내던 박 씨를 수시로 찾아와 살뜰히 챙기던 아들이었다고 했다.

박 씨는 "아버지 좋아한다고 갈치도 사다 주고, 전화도 자주하는 막둥이었다"며 "지난주 토요일에 전화로 안부를 물었는데 그게 마지막 통화라고 상상도 못했다"며 오열했다.

A 소방위의 장인 조복희 씨(71)도 붉어진 눈시울로 끝내 고개를 떨궜다.

조 씨는 "아내가 올해 칠순이라 제주도 가서 유채꽃 보자고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조 씨는 "사위는 우리 데리고 지난해에 일본도 다녀왔다"며 "이런 사위가 또 없었다"고 전했다.

최일선에서 불길과 싸우다 숨진 40대 소방위와 30대 소방사를 보내는 빈소에는 동료 소방관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동료들은 "이제 아버지는 어떻게 사느냐"며 유족의 울음에 함께 눈물을 삼켰다.

유족들은 이날 오전 빈소를 찾은 김민석 국무총리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에게 "내 새끼들을 어떻게 하느냐. 이렇게 보낼 순 없다"며 오열했다.

이민석 완도소방서장은 "순직 대원은 최근 어머니가 바다에 빠졌을 때 직접 뛰어들어 구조할 정도로 늘 앞장서던 대원이었다"며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던 친구였다"고 말했다.

순직한 A 소방위는 1남 2녀를 둔 가장이었다. 임용 3년 차인 B 소방사는 오는 10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들은 전날 오전 8시 25분쯤 완도군 군외면 한 냉동창고에서 난 불을 끄던 중 고립됐다. 추가 진화를 위해 오전 8시 47분쯤 공장 내부로 다시 들어간 대원들은 약 3분 뒤 폭발에 휘말려 끝내 빠져나오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천장 부근에 모인 에폭시·우레탄 유증기에 불이 붙으면서 화염이 한꺼번에 분출하는 '플래시오버'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은 "에폭시 작업 중 토치를 사용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현장 감식을 벌여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war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