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법 바뀐 거 아시죠?" 소방관 사칭 '강매 사기' 기승

가짜 명함 제시하고 "리튬이온 소화기 안 사면 과태료" 협박
소방본부 공문서 위조, '전화 가로채기'까지 치밀한 수법 사용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광주·전남에서 위조 사문서를 앞세우거나 소방관을 사칭하며 자영업자들에게 소화기 등을 강매하는 방식의 사기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은 '소방본부 공문서'부터 '소방관 명함', '소방본부 연락처 바꿔치기' 등 치밀한 수법을 사용하면서 자영업자들을 울리고 있다.

10일 광주·전남 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6일 광주에서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한 피해자는 '숙박업소는 질식소화포와 간이소화기를 반드시 구매해야 한다'는 사기범들의 말에 속아 넘어갔다. 그는 소화기를 구매하는 명목으로 1540만 원을 이들에게 송금하는 등 피해를 보았다.

지난 7일 전남에서는 주유소가 범행 대상이 됐다. 피의자들은 전남 영광, 장성, 담양, 무안 등지의 주유소 점주를 상대로 '소방관 명함'을 내밀었다.

이들은 전기차 화재 예방 법령이 개정돼 각 주유소는 '전기차 화재에 대응하기 위한 리튬이온 소화기'가 없으면 즉각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고 협박했다,

소방관 사칭범들은 소방관 명함과 전남소방본부 명의의 공문까지 들이밀었다. 일부 피해자는 사칭범들이 내민 공문상 소방본부 전화번호에 전화를 걸었지만 이 또한 '전화번호 바꿔치기'였다.

공범들은 확인 전화를 건 피해자들에게 "소화기를 구매하지 않으면 처벌받는다"고 속여넘겼다. 온라인에서 실제 판매되는 리튬이온 소화기의 제품 성능서를 제시하거나 가짜 제품 구매처 명함을 보내는 치밀한 수법을 사용했다.

교묘한 사기 범행에 속은 장성의 한 주유소 점주는 소화기 3~4대 구매 명목으로 1540만 원을 빼앗겼다.

전남 영광경찰서도 비슷한 수법의 피해 신고를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함평과 담양 주유소도 동일 수법의 범행 대상이 됐지만, 다행히 업주가 각 소방관서에 확인 전화를 걸면서 피해를 보지 않았다.

관련 범행이 광주·전남 곳곳에서 이어지자, 소방 당국은 관련 업체들에 '사기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소방관 사기 피해를 보지 않도록 주의해달라'는 단체 문자를 발송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숙박업소와 주유소 등에 대한 안전 점검은 이뤄지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소방 물품에 대한 구매를 요구하지 않는다"며 "금품을 요구하는 전화나 방문이 있을 경우 즉각 119나 112에 신고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