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차량 5부제 의무화 첫날…동참·혼선 교차(종합2보)

"수년 전부터 시행하는 지자체 많아 실효성 의문"
인근 도로에 운행 제한 차량 세워두고 출근하기도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요일제) 의무 시행 첫날인 25일 오전 대구 수성구청 앞에 중동 사태로 인한 고유가 상황 지속에 따른 승용차 5부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6.3.25 ⓒ 뉴스1 공정식 기자

(전국=뉴스1) 최성국 김낙희 박종명 김용빈 장수인 오미란 양희문 이시명 박민석 이성덕 이종재 기자 = 중동 원유 수급 불안으로 공공 부문 차량 5부제가 시행된 25일 전국 공공기관에선 적극적인 동참 분위기와 강화 정책 시행에 따른 혼선이 교차했다.

각지에선 민간을 제외한 공공기관 한정 시행에 따른 제도의 실효성 지적과 함께 향후 민간 전면 확대시 겪게 될 교통 불편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쏟아졌다.

이날 오전 전국 공공기관 주차장 출입구에선 차량 5부제 시행을 알리며 제한 번호 차량 출입을 통제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이에 각 기관 직원들로부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지인 차에 동승(카풀)하는 등 규정에 맞춰 제도 시행에 동참하는 모습과 정부 지침을 교묘하게 회피하려는 모습이 함께 목격됐다.

이날 오전 전북도청 북쪽 1문 앞 대로변은 직원들이 타고 온 차들이 길게 늘어서며 순식간에 '불법 주차장'으로 변했다. 이날은 차량 번호 끝자리가 3과 8인 차량의 청사 진입이 통제됐지만, 간혹 통제를 벗어난 '얌체' 차량도 목격됐다. 앞선 일반 차량이 정문을 통과하며 차단기가 열린 틈을 타 '꼬리물기'로 도청 내로 진입하는 식이었다.

5부제 단속을 피하려는 일부 차들은 도청 인근 갓길로 몰려들었다. 주변 도로에 차를 세워두고 도보로 출근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본격적인 업무가 시작된 오전 9시가 넘어가자 이들이 남겨둔 차량들이 인근 도로를 가득 메웠다.

충북도의회 지하 주차장 입구에선 5부제 시행일과 지침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출근했다가 차를 돌려 나가는 공무원들이 눈에 띄었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현재 청사 내 주차 공간 부족을 이유로 외부 사설 주차장 수백 면을 임차해 공무원들에게 배당하고 있다. 그리나 해당 주차장은 5부제 대상인 '공공시설'에 해당하지 않아 공무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25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시청에서 직원들이 차량 5부제 시행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2026.3.25 ⓒ 뉴스1 김영운 기자

울산 북구청 주차장도 이날 5부제 시행과 관련해 큰 혼란은 없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단속 대상이 청사 내 주차장에 한정되면서 제도의 실효성에 물음표가 붙었다. 구청 직원들은 평소에도 민원인 주차 편의를 위해 청사 외부 주차장을 주로 이용해 왔기 때문이다.

한 직원은 "원래 청사 밖에 주차해 왔기 때문에 5부제가 의무화되더라도 당장 큰 변화나 불편은 없을 것 같다"며 "구체적인 단속 지침을 확인해 봐야 알겠지만, 주변 외곽 주차장을 이용하면 그만 아니냐는 분위기도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전 경남도교육청 주차장에는 수요일 운행 제한 대상(차량 번호 끝자리 3·8) 차량 20여 대가 주차돼 있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출근길 본청 입구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5부제 단속을 했다"면서도 "갑작스러운 시행과 전날 출장 등으로 제도를 인지하지 못한 경우가 있었고, 적용 제외 차량 표지가 마련되지 않아 식별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구 수성구청에서도 5부제에 운행 제한 차량들이 주차장 진입을 시도하는 모습이 취재진에 목격됐다. 대다수 운전자는 안내에 따라 인근 유료주차장으로 이동했지만, 일부는 구청 주차장에 차를 세운 후 민원 업무를 봤다.

일부에선 5부제 강화에 따른 고충을 토로하거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수동 공무원노조 경남본부장은 "경남 지역 공무원은 거주지와 근무지 간 거리가 먼 경우가 많아 대중교통 이용이 쉽지 않다"며 "출근길에 자녀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줘야 하거나 출장이 잦은 부서의 경우 5부제 적용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 소재 공공기관 직원인 A 씨(30대)는 "남편도 공무원인데, 차량 끝 번호가 같다"며 "(차로 출퇴근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전했다.

전남지역 지자체 직원 B 씨는 "수년 전부터 차량 5부제를 시행해 온 지자체들이 많다"면서 "민간 분야 참여도가 얼마나 될지, 공공 분야 제한만으로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란 반응을 보였다.

울산 북구에서 울주군으로 출퇴근하는 강모 씨(31)는 "울산은 주요 산단이 대중교통이 잘 다니지 않는 외곽에 있어 자가용 출퇴근 필수"라며 "(민간에도) 5부제가 강제되면 불편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수급 위기 대응으로 공공부문 차량 5부제 전면 시행을 하루 앞둔 가운데 24일 경기 군포시 금정동 군포시청 직원주차장에서 관계자들이 차량 5부제 시행 현수막을 부착하고 있다. 2026.3.24 ⓒ 뉴스1 김영운 기자

공공부문 차량 5부제 강화에 공직자 지원책을 마련한 지자체도 있었다. 제주도는 공공·유관기관 직원이 공유 전기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할 경우 이용료를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공공부문 차량 5부제 의무화에 따라 이날부터 차량 끝 번호 기준으로 월요일은 1·6, 화요일은 2·7, 수요일은 3·8, 목요일 4·9, 금요일 5·0인 차량의 기관 출입 등 운행이 제한된다. 단, 친환경차와 장애인 차량, 임산부·유아 동승 차량 등 필수 운행 차량은 제외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