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석유화학업계 '중동 사태' 길어질라 노심초사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변수…유가 폭등 큰 부담
원가 상승·환율 불안 겹치면 수익성 악화, 고용도 악영향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전경.(여수시 제공)2024.10.23 ⓒ 뉴스1

(여수=뉴스1) 김성준 기자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에 전남 여수지역 석유화학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8일 산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에 따라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원유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해상 교역량의 약 27%가 지나는 핵심 수송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 중동 원유 도입 비율이 69.1%에 달하는데, 이 중 95%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다.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지만 정부와 업체가 보유한 비축분이 있어 당장 시급한 상황은 아니다.

문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다. 여수산업단지의 경우 글로벌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 유가의 변동성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산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불안정한 점도 문제지만 그보단 중동발 원유의 공급 자체가 힘들어지면 비축분이 빠르게 소진될 수밖에 없다"며 "장기화 조짐이 보이면 유관기관과 함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유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나프타를 이용하는 화학업체들도 비슷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비축분이 있긴 하나 원유와 나프타 등 원자재 가격의 상승이 예상되지만 곧바로 제품가를 상승하긴 어려워 고충이 가중되는 실정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원가 상승과 환율 불안이 동시에 발생하면 수익성 악화는 물론 지역 협력업체와 고용까지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수출 물동량 2위의 광양항의 경우 이란사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향 컨테이너선이 1개 선사에 1개 항로가 있긴 하나 희망봉을 경유하고 있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지 않는다.

여수광양항만공사 관계자는 "철강이나 벌크 화물도 중동으로 가는 선박이 거의 없어 단기간에 영향을 받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유가와 선박 보험료 등이 오르면서 물류비용이 전반적으로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대응책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whit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