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구 "장기 기증자·유가족 원스톱 지원"…지자체 최초

생존 기증자 일상 회복부터 유가족 심리·법률 지원까지

박병규 광주 광산구청장이 24일 청사에서 장기 기증자 및 유가족 예우·지원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광산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광주 광산구가 전국 지자체 최초로 장기 기증자와 그 유가족에 대한 지원 사업을 시작한다.

광산구는 3월부터 '장기 기증자 및 유가족 예우·지원 사업'을 시행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장기 기증자의 고귀한 결정에 합당한 예우를 하고 실질적인 원스톱 지원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란 게 구의 설명이다.

구에 따르면 장기 기증은 개인 선택을 넘어 생명을 살리는 공적 행위임에도 그간 제도적 지원은 뒷받침되지 못했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이나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모두 장제비와 장례식장 이송 등 일부만 지원하고 있으며, 지자체 차원의 관련 지원 체계는 미비하다.

광산구는 이런 공적 영역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구는 광산구민인 생존 기증자와 뇌사 기증자, 유가족을 위해 7개 부서가 협업해 총 8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업비는 7675만 원이 투입된다.

생존 기증자에게는 최대 3개월간 일상 회복을 위한 지원을 제공한다. 장기 기증 이후 신체 회복 과정에서 일상 복귀를 돕기 위해 취사와 청소, 세탁 등 가사와 식사·세면 도움 등 신체 활동, 근거리 외출 동행 등을 하루 2시간 이내 주 5회 지원한다.

또 광산구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연계한 심리·정신 상담 치료와 맞춤형 영양 설계를 거친 하루 9000원 한도의 2끼 식사를 제공한다.

뇌사 기증자 유가족에겐 심리 검사비와 치료비 등을 1인 50만 원 한도 내에서 지원한다. 상속과 재산 분쟁, 보험금 처리 등 법률문제 해결을 위한 변호사 상담과 법무사를 통한 법적 업무 처리도 돕는다.

8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2025 서울시 장기기증의 날 행사를 찾은 장기이식자들이 미소 짓고 있다. 2025.9.8 ⓒ 뉴스1 박지혜 기자

장례 예우도 강화한다. 장기조직기증원과 협력해 장례 절차를 돕고 상조회를 통해 용품과 차량, 도우미 등을 지원한다. 그동안 유가족이 직접 신청해야 했던 영락공원 비용 감면 절차도 간소화한다.

이 밖에도 장기 기증자의 뜻을 기리기 위해 구청장 명의 감사패와 봉안당 마크를 제공한다. 장기기증 희망 신청 역시 기존 보건소 방문 방식에서 벗어나 동 행정복지센터에서도 가능하게 해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숭고한 결정을 한 기증자와 가족분들에게 남는 것이 외로움이나 어려움이 아닌 자부심이 되도록 광산구가 생명나눔 문화 확산에 앞장서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광산구의 이 같은 정책 발표에 장기 기증자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심장마비로 뇌사 상태에 빠진 아들의 장기를 기증한 정헌인 씨(80대)는 "7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 또한 기증을 결심했다"며 "이런 정책은 유가족에게 큰 위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신장을 기증한 구홍덕 씨(69)는 "그동안 순수 기증자들은 좋은 일을 하고도 치료비를 스스로 부담해야 했다"며 "해당 정책이 마중물이 돼 순수 기증자가 더 늘어나길 기대한다"고 환영했다.

pep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