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교육감 선거비만 수십억 원, 월급쟁이 교육자는 완주 어려워"

"15% 못 넘기면 비용 환급도 못해"…단일화 논의도 지지부진
"돈 선거 우려, 교육 본질 훼손"…토론 중심 선거 강조

김대중 전남교육감과 이정선 광주교육감이 12일 광주교육청 상황실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을 위한 교육감 공동 발표문을 선언하고 있다. ⓒ 뉴스1 서충섭 기자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교육감 선거비만 수십억 원인데, 평범한 교육자가 어떻게 대나"

전남광주 행정통합으로 첫 통합특별시교육감을 뽑는 6·3지방선거가 교육감 후보들에게는 '멍에'가 되고 있다.

광주와 전남으로 분리돼 있던 과거에도 정당 소속이 아닌 개인이 선거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였는데, 통합으로 선거구가 커지면서 현실적인 부담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15일 광주·전남 교육계에 따르면 6·3지방선거에서 광주에서는 이정선 현 광주교육감과 정성홍 전 전교조 광주지부장이 출마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남에서는 김대중 현 전남교육감과 장관호 전 전교조 전남지부장, 강숙영 전 전남도교육청 장학관, 고두갑 목포대 교수, 김해룡 전 전남여수교육지원청 교육장, 최대욱 전 한국교총 부회장 등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김 교육감과 이 교육감이 일찌감치 행정통합 설명회 등을 통해 광주·전남 시도민과 접점을 넓혀온 반면, 군소 후보들은 얼굴 알리기부터 버거운 형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교조 등 교원단체도 광주·전남 단일후보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단일화 방식과 절차를 두고 이견을 보이며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시민사회계열이 후보 단일화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결국 김·이 교육감 양강 구도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정당의 지원을 일부 받을 수 있는 행정단체장 선거와 달리, 교육감 선거는 개인이 비용과 조직을 오롯이 감당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광주·전남 시도 선거관리위원회가 최근 책정한 광역단체장 선거 제한액은 광주 약 7억 2400만 원, 전남 15억 800만 원 등 총 22억 3200만 원이다. 다만 이 제한액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인 2주 동안에 집행할 수 있는 비용에 해당한다.

선거운동 이전부터 광주·전남 각지에서 행사를 열거나, 지역별로 사무실·조직을 갖추는 데 필요한 비용까지 포함하면 실제 부담은 제한액의 서너 배에 달할 수 있다는 게 교육계의 설명이다.

한 교육감 후보 관계자는 "후원금으로 절반을 충당하고 나머지는 펀딩으로 받을 수 있다고 쳐도 15% 이상 득표하지 못하면 선거비용도 돌려받지 못하는데, 어떻게 월급쟁이 교육자들이 수십억 원을 허공에 날리겠나. 패가망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돈 선거가 아닌 교육의 본질을 찾는 선거가 되려면 공식 토론회가 다수 열리고 이를 중심으로 유권자들이 교육감 후보를 결정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면서 "호남 민주당 후보들은 경선이 끝이지만 교육감 후보는 선거 당일까지 무한경쟁 구도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도 전남광주 통합교육감 선거가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며 구조적 한계를 지적한다.

오승용 메타보이스 이사는 "이번 선거는 단일화로 뽑힌 후보가 독박을 쓰는 구조가 되고 있다. 여기에 지지층 성향을 고려하면 단일화 후보에 동조하지 않는 경쟁 후보들은 오히려 대세에 편승해 버릴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역효과다"라며 "공식 선거운동 비용보다 몇 배가 더 들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선거를 평범한 교육자 출신 후보가 완주하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zorba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