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25조 공룡' 전남광주특별시 금고지기는 누구 품에?

행안부서 특례조항 조율 중…당분간 '1지자체 2금고' 전망
통합금고 출범 시 지방은행-시중은행 치열한 쟁탈전 예고

5만원권. 2026.2.5/뉴스1 ⓒ News1 최지환 기자

(광주=뉴스1) 박영래 전원 이수민 기자 = 7월 전남광주특별시 출범이 가시화되면서 수십조 원에 달하는 통합 지자체의 '예산 창고'를 누가 관리할 것인지에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부의 통합 인센티브까지 더해지면 연간 관리 예산만 25조 원에 육박할 전망이어서 금융기관 간 치열한 '금고 쟁탈전'이 예고된다.

8일 광주시, 전남도, 금융권에 따르면 광주시와 전남도가 통합할 경우 양 시·도의 합산 예산은 산술적으로 20조 원에 달한다.

현재 광주시 1금고인 광주은행이 관리하는 예산(2025~2028년)은 연간 8조 원 규모며, 올해 말 3년 약정 기간이 만료되는 전남도 1금고 농협의 관리 규모는 연간 12조 원 수준이다.

여기에 정부가 행정통합 인센티브로 매년 5조 원씩, 4년간 총 20조 원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통합 지자체의 금고는 연간 최소 25조 원을 관리하는 초대형 금고로 거듭나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현재 전남광주특별시를 포함한 통합 지자체들의 금고 처리 방안을 놓고 특례조항 마련을 논의 중이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당분간 '한 지붕 두 금고'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유는 각 기관의 계약 만료 시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전남도와 농협의 계약은 올해 말 종료되지만, 광주시와 광주은행의 계약은 2028년까지다.

고미경 전남도 자치행정국장은 "행안부 행정체제개편추진단에서 통합 지자체 금고 문제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처리할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전남도 계약 종료 시점에 맞춰 통합 금고를 조기 선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잔여 계약 기간이 남은 상황에서 강제 통합할 경우 법적 분쟁이나 위약금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2028년 전후가 통합 금고가 출범하는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이나 지방은행과 시중은행 간 치열한 쟁탈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1969년 이후 줄곧 광주시 금고를 지켜온 광주은행은 '지역 자산의 역외 유출 방지'와 '향토 기업의 상징성'을 내세우고 있지만,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시중은행들은 파격적인 금리와 협력사업비를 무기로 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통합 초기에는 행정적 혼선을 막기 위해 광주권과 전남권 예산을 분리 관리하겠지만, 단일 금고 선정 시점이 오면 사활을 건 로비와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광역 단위의 통합과 별개로 시·군·구 기초지자체 금고는 자치권 보장 차원에서 기존 방식대로 각자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광주시와 광주 4개 구, 전남 목포시의 1금고는 광주은행이, 전남도와 광주 광산구, 전남 21개 시군의 1금고는 NH농협은행이 맡고 있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