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통합 힘모으는데 동부권 '파열음'…순천·광양 신경전

미래첨단전략산단 이견…광양상의 공동 입장문 돌연 취소

왼쪽부터 노관규 순천시장, 정기명 여수시장, 정인화 광양시장.(순천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순천=뉴스1) 김성준 기자 = 광주·전남 행정통합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순천시와 광양시가 '미래첨단전략산업단지'를 놓고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순천시가 해당 부지에 '반도체 유치'를 주장하고 나서자 광양시는 이미 '이차전지 특화단지'를 추진 중인 부지라 협력은 곤란하단 입장이다.

28일 순천시에 따르면 노관규 시장은 최근 김영록 도지사를 만나 광주·전남 통합에 따라 순천 해룡, 광양 세풍 인근에 조성 중인 산단에 'RE100 반도체 국가산단'을 유치해달라고 건의했다.

노 시장의 건의는 이재명 대통령이 남부권 반도체 벨트를 언급하면서 힘을 얻었다. 시민사회·경제 단체들도 환영의 메시지를 담은 입장문을 연이어 발표했다.

순천·여수·광양 상공회의소도 전날 해당 부지에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핵심 권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입장문을 공동 발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광양상공회의소가 돌연 입장문 발표에 빠지겠다고 알려왔다.

광양시가 '이차전지 특화산단'을 오랜 기간 준비해 온 입장에서 타 산단 유치를 주장하는 것이 맞지 않다는 논리다.

광양시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전남도와 함께 이차전지 특화산단 신청을 2월 27일까지 준비하고 있는 곳"이라며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 와서 순천시 주장에는 동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순천시는 광양시가 협조하지 않을 경우 광양 지역을 배제한 채 '반도체 특화단지' 신청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순천시 관계자는 "이차전지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반도체를 통한 동부권 산단 재편이 필요하다"며 "어쩔 수 없다면 순천 해룡과 여수 율촌 지역으로만 특화단지 신청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산단은 이차전지와 반도체 공장은 모두 다 입주 가능한 상태로 특화단지 선정에 따른 혜택이 달라질 가능성은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산단 개발 과정에서 두 산업에 대한 업종 코드는 모두 포함돼 입주는 가능하다"며 "특화단지에 타 업종이 들어올 경우에 대한 지원 등은 추가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화단지는 중복 지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차전지의 경우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반도체는 동·서부를 가리지 않고 전기와 용수 등 조건을 검토한 뒤 기업에 제안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행정통합이란 특수한 상황에서 전남 동부권의 실익을 챙길 수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정치권 인사는 "전남 동부권 여수, 순천, 광양은 생활권이 인접한 탓에 오래전부터 지역 감정이 존재해 왔다"며 "3개 시가 힘을 합쳐도 모자라는데 통합 전부터 반목하는 모습을 보이면 오히려 동부권 소외를 가중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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