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 불법 체포·고문 피해자 40년 만에 '국가보안법' 무죄(종합)
-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일본 유학길에 돌아오자마자 전두환 정권의 안기부에 붙잡혀 모진 고문을 당하고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옥살이를 한 60대가 40여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김진환)는 22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 7년과 자격정지 7년을 선고받았던 A 씨(65)에 대한 재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A 씨는 1986년 12월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고, 그의 아버지 B 씨는 같은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일본을 오가며 공작을 벌였다는 혐의였다.
그러나 이들은 1985년 8월 14일부터 당시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광주분실 수사관들에게 불법 체포돼 10일 이상 감금당하며 각종 가혹행위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기부 수사 과정에서 수사관들은 이들에게 범죄 혐의를 인정할 것을 강요하며, 잠을 재우지 않고 폭행했다.
A 씨는 이날 재판에서 "일본 유학을 갔었는데 돌아오자마자 이유도 알 수 없이 붙잡혀 고문을 당했다. 수사관들이 갇혀 있는 저에게 '아버지를 죽이겠다'며 없는 혐의를 말하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4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죄를 짓지도 않았는데 잡힐 것이 두려워 하루도 제대로 잠을 이룬 적이 없다"고 호소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2024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수사기관의 불법 체포, 감금, 고문, 가혹 행위 등 위법한 공권력의 행사로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에 해당한다는 진실규명 결정을 받았다.
진화위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도 이들에 대한 폭행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검사는 "관련 증거들이 모두 폐기돼 검찰에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다"면서 "진화위의 결정 등을 고려해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재심 재판부는 "당시 안기부가 작성한 수사보고서는 위법 수집 증거로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피고인의 유죄 인정을 위한 증거가 없고, 자백 또한 불법체포, 가혹 행위가 있었기 때문에 임의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star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