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막힌 아들…"아버지 강력 처벌" 탄원했다 재심서 '선처' 호소

무기징역 선고 재판에서 "어머니 한 풀어달라" 엄벌 탄원
"가족들이 아버지 범인이라고 해서 믿었다"

지난 2003년 전남 진도군 명금저수지(현재 송정저수지)에 추락한 1톤 트럭이 인양되는 모습. 2026.1.19/뉴스1 ⓒ News1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진도 송정저수지 아내 살인 사건'의 유무죄를 가리기 위한 재심 재판이 재심 개시 41개월 만인 21일 종결 절차를 밟았다.

재심을 보름 앞두고 피고인이 사망함에 따라 '궐석 재판'으로 이어진 재심의 마지막 날, 피고인의 아들이자 피해자의 아들인 A 씨가 텅 비어있던 피고인석을 채웠다.

피고인 장 모 씨(사망 당시 66세)는 지난 2003년 7월 9일 오후 8시 39분쯤 1톤 트럭을 운전하다가 전남 진도군 의신면 명금저수지(현 송정저수지)로 고의 교통사고를 내 아내(사망 당시 45세)를 숨지게 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확정 받았다.

장 씨는 단순 사고임을 주장했지만, 검찰은 장 씨가 아내 앞으로 가입된 9억 3000만 원의 보험금을 노리고 고의사고를 낸 것으로 봤다.

A 씨는 원심 재판에서 "어머니의 한이 남지 않도록 아버지를 강력하게 처벌해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이날 재판에서 A 씨는 "억울한 아버지를 위해 부디 재판부가 올바른 판단을 내려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A 씨는 이날 법정 증인으로도 출석해 "부모님은 사이가 좋았다. 제가 21년 전 아버지를 엄벌해달라고 했던 건 외가 친척들 때문이었다"고 진술했다.

A 씨는 "교통사고 직후 경찰에 아버지가 실수로 사고를 내신 것 같다. 아버지가 억울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진술했었다"며 "그런데 친척분들이 아버지와 어머니 보험금을 두고 갈등을 빚었다.

친척들이 '보험금은 자녀들 앞으로 돌리라'고 했는데 아버지는 '장례식이 끝나고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친척들이 아버지가 곧바로 보험금을 옮기지 않자 '가만두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후 친척들이 우리 삼남매에게 아버지가 살인범이라고 계속 주장했다. '너희 어머니의 한을 풀어야 하지 않겠냐'며 우리를 설득했고, 이 때문에 당시에는 아버지가 진짜 범인이라고 생각해 원심 법정에서 부모님의 관계에 대해 과장되게 진술했다"며 "아버지와 어머니는 사이가 좋았고, 휴대전화를 던지면서 싸운 건 1~2번 밖에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재판장은 피고인이 사망해 궐석으로 진행된 재심 재판 상황을 고려해 피고인의 최종 진술 기회를 A 씨에게 부여했다.

아버지 대신 피고인석에 선 A 씨는 "부디 재판부가 올바른 판단을 내려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눈물을 흘렸다.

박준영 변호사는 "초등학교 밖에 졸업하지 못한 피고인은 3번의 재심 신청 기각 끝에 재심을 받게 됐다"며 "사망 전 피고인은 외가 친척들 때문에 억울하지 않냐는 질문에 '졸음 운전으로 아내가 사망했다. 가족들이 저를 살인범으로 몰지만 제가 무슨 말을 하겠느냐'며 친척들을 원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의 한을 풀라는 가족들의 지시에 억울한 아버지에 대해 엄벌을 탄원하고, 이제는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선처를 구하는 이 상황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오는 2월 11일 오후 2시에 재심 선고 공판을 연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