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자들 '나 몰라라'…광양항 화재 폐기물 8500여톤 여전히 방치

3월께 폐기물 처리 주체 가르기 위한 행정심판 결과 나와

지난해 9월 13일 전남 광양시 도이동의 한 폐자재 보관창고에서 발생한 화재. (전남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News1

(광양=뉴스1) 김성준 기자 = 지난해 9월 대형화재가 발생했던 광양항 알루미늄 창고 내 폐기물이 여전히 방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전날까지 내려진 폐기물 처리 조치 명령이 이행되지 않았다. 광양경자청은 고발이나 재조치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광양경자청은 여수지방해양수산청, 전·현 창고소유주, 투기업체 2곳 등에 8일까지 폐기물을 처리해 달라는 내용의 행정조치를 내렸다.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도로변으로 옮겨졌던 300톤가량의 폐기물은 여수광양항만공사가 처리했으나 창고 내 8500여 톤은 그대로 남아있다.

화재 발생 위험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폐기물을 처리하지 못하는 이유는 비용 때문이다. 처리 비용만 수십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특정 기관이 손 대기 어려운 현실이다.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점도 문제다. 토지소유주인 여수지방해양수산청은 관리권이 여수광양항만공사에 있다는 이유로 1차 책임자가 아니란 입장이다.

현 창고 소유주는 "폐기물이 있는 것을 모르고 낙찰받았다"며 전 소유주를 고발한 상태다. 전 소유주 역시 "폐기물이 있다는 사실을 알린 후 팔았다"며 맞서고 있다. 투기업체 2곳은 "창고 소유주가 허가해 옮기기만 했다"는 입장이다.

광양시는 재난 발생 시 안전 등에 대한 총괄지휘본부 등을 구성할 순 있으나 평시에는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광양경자청이 직접 치우는 것도 쉽지 않다. 폐기물 처리 비용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하더라도 업체들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어 비용 회수는 불투명하다.

2023년부터 폐기물이 적재 신고를 받은 광양경자청은 현 창고 소유 업체에 2024년 2월 행정명령을 내렸다. 명령에도 폐기물이 치워지지 않자 같은 해 9월 고발 조치했다. 폐기물 투기업체 2곳도 화재 이후에야 특정됐다.

결국 폐기물 처리는 여수지방해양수산청이 신청한 행정심판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르면 3월 내로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광양경자청 관계자는 "현장 확인 등을 진행하고 고발, 행정명령 등 추가 조처를 할 계획"이라며 "관리·감독 권한 기관이 확실하게 정해져야 처리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화재가 발생한 창고 이외에도 동일한 폐기물이 보관된 창고가 1곳 더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해당 창고는 소유주가 폐기물을 이전하겠단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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