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식' 하루 전 사임 철회한 구청장…정치권·직원들 '아리송'

문인 광주 북구청장, '광주시장 출마' 사임→입장 번복
"통합 위해 사퇴 결정 우선 철회"…구청장 3선 도전?

광주시장 출마를 위해 사임절차를 밟던 문인 광주 북구청장이 사임철회 후 퇴임식 연기를 공지한 안내문.(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광주시장 출마를 위해 중도 사퇴 의사를 밝혔던 문인 광주 북구청장이 퇴임식 하루 전 돌연 입장을 번복했다.

광주·전남 행정통합이 속도를 내면서 6월 지방선거 지형도가 요동칠 가능성이 커지면서 문 구청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광주 북구에 따르면 문인 구청장은 전날 오후 7시쯤 광주 북구의회에 '구청장 사임 철회 통지서'를 보냈다.

문 구청장은 지난달 30일 '2026년 1월 8일 자로 사임하겠다'는 사임서를 북구의회에 통보한 바 있다.

문 구청장은 7일 오후 4시쯤 청내 부서를 돌며 작별 인사도 마친 상태여서 불과 2~3시간 만에 사임을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문 구청장은 입장문을 통해 "시도 행정통합의 성공적 추진에 기여하기 위해 기존에 밝힌 사퇴 결정을 우선 철회하겠다"며 "지금은 개인의 거취를 앞세울 시점이 아니라 42만 북구민의 결집된 목소리를 시도통합 논의에 담아내야 할 중요한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사임 철회 자체에 법적인 문제는 없다.

지방자치법 제111조에 따르면 사임은 의회 승인이나 결재가 필요 없다. 구청장은 의회에 사임이나 사임 철회를 통지하면 된다. 철회 역시 법령상 명시된 조항은 없으나 선출직 특성상 민법처럼 사임통지에 의해 바로 효력이 발생하는 게 아니고 통보서에 적힌 사임일에 사무인계를 완료해야 퇴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문 구청장의 입장 변화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오랫동안 준비한 광주시장 선거에 배수진을 치고 나서기 위해 청장직을 조기 사퇴하려 했지만 시도 통합 가능성에 따른 정치적 셈법이 복잡해졌다는 분석이 가장 높다.

직을 유지하면서 북구청장 3선 도전 가능성도 열어둔 셈이 됐다.

문 구청장 측 관계자는 "선거법상 직을 내려놔야 하는 120일 전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상황을 더 지켜보겠다는 뜻"이라며 "현재로서는 시도통합 논의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시장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닫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광주 북구청장 출마를 선언한 예비후보들은 문 청장의 행보를 비판했다.

문상필 출마예정자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시도통합을 명분 삼은 사퇴 철회는 정치적 기만이자 행정 신뢰에 대한 파괴 행위"라고 주장했다.

정달성 광주 북구의원도 "북구청장 자리는 개인 정치의 보험이 아니다"라며 철회 결정을 정면 비판했다.

war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