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억짜리 광양 '섬진강 별빛 스카이' 애물단지 되나

1천만 관광 교두보 기대했지만…8차례 공고에도 입찰자 없어
시 "관심 보이는 업체 몇 군데 있어"

광양 망덕산과 배알도를 잇는 섬진강 망덕포구 공중하강체험시설.(광양시 제공)2024.11.15/뉴스1 ⓒ News1

(광양=뉴스1) 김성준 기자 = 전남 광양시 '섬진강 별빛 스카이'가 8차례의 입찰 공고에도 운영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1000만 관광객' 달성에 톡톡한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와 달리 이 시설은 운영조차 불투명한 처지에 놓였다.

22일 광양시에 따르면 '섬진강 별빛 스카이'는 망덕포구 일원에 총 69억 원을 투입해 조성한 체험형 공중하강시설이다.

2019년 착공했으나 특허 공법을 놓고 시와 공사업체 간 소송으로 인해 공사가 지연돼 지난해 8월 준공했다.

애초 타당성 용역에는 연간 5만 5000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다.

지난해 12월 개장한 이후 7개월 동안 이용객은 4000여 명에 그쳤다. 기상 악화와 돌풍 등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운영한 날도 42일에 불과했다.

결국 운영 업체가 지난 7월 운영 포기 의사를 밝히자 광양시는 위탁료를 대폭 낮출 계획을 세웠다.

위탁 금액을 기존 1억 5600만 원에서 80%가 감면된 3170만 원으로 재산정한 동의안을 시의회에 제출했지만 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위탁료가 너무 낮은 데다 모노레일 관리 방안도 미흡했기 때문이다.

이후 9월부터 12월 8일까지 운영자를 찾기 위한 공고를 8차례 게시했지만 아무도 입찰하지 않았다. 회차마다 금액이 10%씩 감면되면서 8차 입찰의 경우 5500만 원까지 떨어졌다.

시는 9차 입찰(4100만 원)에도 입찰자가 없을 경우 동의안 재상정 등 별도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10차까지 진행되면 부결된 위탁 동의안보다 낮아지기 때문에 9차까지만 진행할 것"이라며 "관심을 보이는 업체가 몇 군데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근에 추진 중인 배알도 캠핑장, 망덕포구 정비사업 등이 완료되면 별빛 스카이 이용객도 늘어날 것"이라며 "광양시는 인근 도시에 비해 관광 자원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일단 관광 시설을 구축해야 지역을 찾는 관광객이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단발성 조형물이나 구조물 설치에만 집중하는 시의 관광 정책 전반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로 인해 정인화 시장이 여러 차례 언급한 '1000만 관광객' 달성은 다소 허황한 목표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박철수 광양시의원은 최근 시정질문에서 "구봉산에 건립 중인 체험형 조형물이나 어린이 테마파크를 이용한 관광객들을 지역 상권이 있는 중마동으로 어떻게 유입할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온 김에 여러 관광지를 연계 방문하기 위해선 도보 위주로 시설이 연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전국적인 관광 도시 여수도 1000만 관광객을 가까스로 넘기고 있는 상황에서 광양시의 목표는 다소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다양화'라는 최근 트렌드를 고려해 지역이 가진 자원과 결합한 맞춤형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whit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