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 vs 예술활동"…아시아문화전당 일대 거리공연 해법은
"앰프 사용 시끄럽다" 민원 21차례
예술단체 "버스킹 존 꾸며지길 기대"
- 이수민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일대 거리공연(버스킹)을 둘러싸고 소음 민원이 지속되는 가운데 전당이 내부에 '버스킹 존'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원 해결과 예술인 지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 따르면 ACC는 그동안 인근 주거지역에서 제기되는 소음 민원을 고려해 오후 10시 이후 야간 시간대 앰프 사용 자제를 요청해 왔다.
올 들어 ACC에 직접 접수된 버스킹 관련 민원은 약 10건에 달했으며, 광주 동구 기후환경과에도 소음 민원이 11건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ACC 측이 버스킹을 '제한'하거나 '금지'했다는 오해가 불거져 일부 버스킹 단체에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이는 '자제' 권고일 뿐이라는 게 전당 측 설명이다.
전당 측은 소음 문제와 창작활동이 충돌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중장기적 방안으로 전당 내부에 공식적인 '버스킹 존'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당이 문화예술 창작 공간인 만큼, 버스킹을 포함한 시민 예술 활동의 가치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소음을 최소화하면서도 창작활동이 가능한 접점을 찾기 위해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 버스킹 존 역시 그러한 고민의 연장선에 있으며 위치나 운영 방식 등은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현장에서 활동하는 버스커들은 논의가 시작됐다는 점 자체에도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보컬 버스킹팀 뮤릭의 손지훈 씨는 "공식적인 버스킹 공간이 마련된다면 공연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훨씬 안정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청이나 예약 방식으로 운영될 경우 번거로움은 생길 수 있지만, 공연 가능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줄어든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는 반응이다.
손 씨는 "날씨나 시간대에 따라 공연이 갑작스럽게 중단되는 상황을 겪어왔던 만큼, 제도화된 공간이 마련된다면 활동 여건이 개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버스킹 공간의 위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버스킹의 특성상 관객을 따로 모으기보다는 유동인구와 자연스럽게 만나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조성될 경우 실효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퍼포먼스팀 ALIVE 소속 민성경 씨도 "ACC가 광주 문화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상징적인 공간인 만큼, 시민 문화와 생활 예술이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그는 "문화도시를 표방하는 광주에서 ACC가 단순한 전시·공연 공간을 넘어 시민 참여형 문화 플랫폼으로 확장될 수 있다면, 버스킹 존은 그 상징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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