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제동원 참혹한 기억 안고 80년 만에 다시 나고야로

정신영 할머니, 나고야소송지원회 회원 면담
도난카이 지진 81주년 희생자 추도식도 참석

지난해 1월 18일 광주지방법원 별관 앞에서 정신영 할머니(94)가 언론 브리핑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4.1.18/뉴스1 ⓒ News1 이수민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일제강점기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항공기제작소에 강제 동원돼 모진 고역을 치른 정신영 할머니가 광복 80년 만에 나고야를 다시 찾는다.

사단법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에 따르면 정 할머니는 6일부터 8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일본 나고야를 방문할 예정이다. 1945년 10월쯤 구사일생으로 고향 나주에 돌아온 이후 강제 징용 현장 나고야를 다시 밟는 것은 꼭 80년 만이다.

할머니는 근로정신대 소송을 돕고 있는 나고야소송지원회 회원들과 투병 중인 다카하시 마코토 대표를 만나는 한편, 7일 오후 1시 '도난카이(東南海) 지진 81주년 희생자 추도식'에 참석할 계획이다.

정 할머니는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지진 당시의 공포와 폭격기 굉음 소리는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는다"며 "이제는 지팡이를 짚어야 움직일 수 있지만, 죽기 전에 그때 억울하게 죽어간 친구들 흔적이라도 찾고 싶다"고 말했다.

2020년 1월 민변 광주전남지부 도움을 받아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광주지방법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정 할머니는 2022년 8월 또 한 차례 일본 정부로부터 모욕을 겪어야 했다. 일본연금기구가 탈퇴수당 명목으로 할머니의 계좌에 고작 한화 '931원'을 송금한 것 때문이다.

현재 정 할머니 사건은 2024년 1월 1심에서 승소한 뒤, 미쓰비시중공업의 항소로 광주고등법원에 계류 중이다.

brea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