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보다가 여객선 좌초…1항사·조타수 긴급체포(종합)

변침 지점서 수동 전환 안 해…휴대전화 포렌식 예정
2명 '중과실치상' 혐의…"좌초 전 VTS 교신 내용 없어"

전남 신안 해상에서 좌초된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20일 전남 목포시 산정동 삼학부두에 정박해 있다. 사진은 사고 부위의 모습. 2025.11.20/뉴스1 ⓒ News1 박지현 기자

(목포=뉴스1) 이수민 박지현 기자 = 목포해경이 전남 신안 해상에서 퀸제누비아2호 여객선 좌초 사고와 관련해 1항사와 인도네시아 국적 조타수 등 2명을 '중과실치상'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김황균 목포해양경찰서 수사과장은 20일 오전 브리핑에서 "사고 관계자들의 휴대전화 포렌식이 필요하고 수사 압박을 느낀 조타수의 도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긴급체포 배경을 설명했다.

40대 1항사 A 씨와 인도네시아 국적 조타수 40대 B 씨에 대한 긴급체포는 이날 오전 5시 44분쯤 이뤄졌다.

해경은 이들이 사고 당시 자동조타기를 수동으로 전환하지 않은 점, 1항사로부터 "변침 시점에 네이버 뉴스를 보고 있었다"는 진술이 나온 점 등을 중대한 과실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후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한다.

60대 선장 C 씨도 근무 시간 근무지를 이탈해 사고를 막지 못한 의혹이 있어 신병 처리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해경은 좌초 직전 해상교통관제센터(VTS)와의 교신이 전혀 없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목포 VTS는 사고 당시 이상 징후를 감지하지 못했으며 사고 전 교신 기록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는 여객선이 변침해야 하는 1600m 전 '16번 등표' 지점을 지나도록 선박이 22노트 속력을 유지한 채 그대로 항해하면서 암초에 충돌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상 절차라면 해당 구간은 자동조타기 해제 후 수동 조타로 전환해 항로를 수정해야 한다.

해경은 "VTS 차원에서 사고를 사전에 인지하거나 예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목포해상교통관제센터는 관제 의무 소홀 의혹과 관련해 "제주 출항 후 진도해역에서는 진도VTS와 목포권역 진입할 때는 목포VTS와 정상적으로 교신했다"며 "사고해역에 접근하기 전까지는 정상항로와 정상 속력을 유지하고 있어 이상이 식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목포권역에는 동시간대 여러 선박이 동시에 항해하고 있었고 관제는 위험성·우선순위에 따라 집중 관찰한다"며 "좌초지점이 항로와 가까운 데다 여객선 특성상 고속 항해 중이어서 관제사가 이상 항적을 즉시 파악하지 못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선박의 항해기록장치(VDR) 분석과 이날 오후 선체 합동감식을 통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추가로 확인할 방침이다.

war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