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초 여객선 항해사, 휴대전화 보느라 '사고'…1항사·조타수 긴급체포

"대형 여객선 좌초 전 VTS와 교신 내용 없어"

20일 오전 전남 목포해양경찰서에서 김황균 수사과장이 퀸제누비아2호 좌초 사고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 News1 박지현 기자

(목포=뉴스1) 이수민 박지현 기자 = 해경이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좌초한 대형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의 1등 항해사로부터 휴대전화를 보느라 사고를 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해경은 1항사와 인도네시아 국적 조타수의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고 이들을 긴급체포했다.

김황균 목포해양경찰서 수사과장은 20일 오전 브리핑에서 "사고 관계자들의 휴대전화 포렌식이 필요하고 수사 압박을 느낀 이들의 도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긴급체포 배경을 설명했다.

1항사와 조타수에 대한 긴급체포는 이날 오전 5시 44분쯤 이뤄졌다. 경찰은 오후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해경은 1항사와 조타수가 사고 당시 자동조타기를 수동으로 전환하지 않은 점, 1항사로부터 "변침 시점에 (휴대전화로)네이버 뉴스를 보고 있었다"는 진술이 나온 점 등을 중대한 과실로 보고 있다.

사고가 난 해역 일대는 연안 여객선 항로가 몰린 협수로라 자동 항법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는다.

해경은 수동 운항 구간에서 1등 항해사가 딴짓을 하느라 방향 전환 시기를 놓쳤고 여객선이 무인도에 충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선장도 규정상 근무 시간임에도 자리하지 않은 의혹이 있어 입건한 상태다.

해경은 좌초 직전 해상교통관제센터(VTS)와의 교신이 전혀 없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목포 VTS는 사고 당시 이상 징후를 감지하지 못했으며 사고 전 교신 기록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경은 "VTS 차원에서 사고를 사전에 인지하거나 예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war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