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참 고마웠습니다"…강기정 시장 만난 소방관들 이야기

강 시장, 빌라화재 '문 수리비' 떠안은 소방관 7명 식당서 조우
"행정이 책임지겠다" 약속 지킨 시장에 감사

지난 1월 11일 오전 2시 52분쯤 광주 북구 신안동의 한 빌라 2층 세대에서 불이 난 모습. (광주 북부소방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뉴스1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그때, 참 고마웠습니다."

'소방의 날'(11월 9일)을 앞둔 지난 5일 광주 북구 문흥동의 한 음식점. 늦은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에 들른 강기정 광주시장에게 근처 테이블에 있던 일곱 명의 소방대원이 다가왔다.

소방대원들은 강 시장에게 술 한 잔을 권하며 "시장님, 그때, 고마웠다"고 했다. 강 시장이 술을 끊었다고 하자 음료수를 가져다주면서 '그때'를 말했다. 강 시장은 순간 어떤 일을 말하는 것인지 기억하지 못했다.

소방대원들은 잠시 미소를 짓더니, 지난 1월로 시간을 되돌렸다.

지난 1월 11일 북구 신안동의 한 4층 규모 빌라 2층에서 불이 났다.

검은 연기로 가득 찬 내부에서 소방대원들은 사람을 구하기 위해 세대 현관문을 두드리며 대피를 유도했다. 총 7명이 자력으로 대피하거나 구조됐지만 6세대는 문이 열리지 않거나 응답이 없었다. 소방대원들은 주민 구조를 위해 망설임 없이 현관문을 부수고 들어갔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불길이 잡힌 뒤 남은 것은 뜻밖의 걱정이었다. "파손된 현관문 수리비 800만 원을 누가 낼 거냐"는 민원이었다. 불길을 뚫고 사람을 살려냈지만 현관문 수리비 문제로 대원들이 민원을 겪게 된 것이다.

현장에 나간 대원들은 한 달 넘게 수리비 민원에 시달리며 마음고생을 겪어야 했다. 강 시장은 당시 이 사실이 알려지자 곧바로 직접 SNS에 글을 올렸다.

"불에 뛰어드는 소방관이 보상 걱정까지 해서는 안 됩니다. 행정이 책임지겠습니다."

강기정 광주시장 SNS 캡처./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이후 광주시는 손실보상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현관문 수리비를 지원하며 문제를 마무리했다.

그날 식당에서 강 시장에게 인사를 건넨 이들은 바로 그 화재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대원들이었다.

소방대원들은 "그때 시장님의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됐다"고 했다.

강 시장은 "지금 생각해도 당연히 해야 했던 저의 일이었다. 시민 안전의 최일선에 있는 소방대원 여러분을 늘 응원한다"고 격려했다.

강 시장은 이런 내용을 7일 자신의 SNS에 올렸다. 이 사연은 11월 9일 '소방의 날'을 앞두고 더욱 주목받았다. 한 소방대원은 댓글에 이렇게 썼다.

"그때 그 자리에서 소탈한 모습으로 다가와 우리와 함께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자리를 마치고 '작은 거인'을 가까이서 뵙는 느낌이었습니다. 저희 소방의 큰 버팀목이라는 걸 다시 알게 되었지요. 저희는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SNS에서 소식을 접한 이들은 "가슴이 따뜻한 강기정 시장이 광주에 필요한 이유!", "강기정 잘했네", "위기에서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소방대원과 책임을 함께하는 행정 멋지다" 등 응원의 목소리를 보냈다.

강기정 광주시장 SNS 캡처. ⓒ News1 박준배 기자

nofatejb@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