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의료봉사 11년 만에 처음 취소…"색안경 끼지 않길"
2개월 마다 현지 찾는 서정성 광주 아이안과 원장
다음주 4박5일 의료봉사 취소… "장기화 우려"
- 서충섭 기자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지금까지 10년 넘게 두 달마다 한 번씩 캄보디아에서 봉사활동을 했는데, 단 한 번도 위험하거나 현지에서 불편을 겪지 않았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방문을 취소하게 됐네요. 빠른 정상화를 기대합니다."
광주 아이안과 원장인 서정성 원장은 사단법인 아시아희망나무를 설립, 2014년 캄보디아 캄퐁스퓨 주에 광주진료소를 세우고 현지 안과질환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광주시의회가 지원조례도 만들면서 현지 체류 의사와 간호사 등도 두고 있다.
코로나19 기간을 빼면 정해진 일정 외에도 대지진 등 재난이 나면 부리나케 달려가는 등 햇수로는 11년째 단 한 차례도 빠짐없던 의료봉사가 처음으로 취소됐다.
서 원장은 17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오는 23일부터 4박 5일 일정으로 광주진료소에 가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우리나라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피해가 크게 알려지고 국가에서도 자제하라고 하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선대 의대 재학 시절부터 무의촌이나 무료 의료봉사활동을 펼쳐 온 서 원장은 '캄보디아 홍보대사'를 자처할 정도로 캄보디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깊었다. 캄퐁스퓨의 광주진료소에 그가 나타날 때마다 캄퐁스퓨는 물론 인근 도시의 환자 수천 명이 치료를 바라며 찾아온다.
특히 캄보디아는 크메르 루주 집권 시기 의사와 교사 등 지식인들을 포함한 수백만 명이 학살된 '킬링필드' 사건으로 의료인의 수도 부족하고 수준도 낮다. 원시적인 민간 의료가 판을 치는 가운데 서 원장은 현지에 단비 같은 의료행위를 선사하고 있다.
서 원장은 그간 캄보디아를 수도 없이 다녀갔지만 지금 같은 위험한 일은 겪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우리가 가는 캄퐁스퓨는 여행경보 2단계인 여행 자제 지역이다. 현재 위험한 지역으로 꼽히는 건 여행금지 구역이 된 시아누크빌이다"며 "캄퐁스퓨에서는 11년간 왕래하면서 단 한 번도 위험한 일을 겪지 않았다. 현지 주 정부 관계자와 경찰들도 모두 친절하고, 우리 행사에 함께 참여할 정도로 친밀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8월 열린 광주진료소 개원 11주년 행사에도 캄퐁스퓨 주 간부들이 참여하기도 했다.
서 원장은 중국인과 한국인들이 캄보디아 현지에서 범죄조직을 꾸려 각종 범죄에 연루되고 있는 만큼 캄보디아인을 색안경을 쓰고 바라봐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
서 원장은 "캄보디아도 당황스럽고 억울할 것 같다. 한국인도 동참한 중국 범죄조직이 어느새 캄보디아 일부 지역에 자리 잡았는데 국가적인 차원에서 대응하면 금방 단속이 될 것 같다가도 장기화지 않을지 우려된다"며 "캄보디아에 대한 애정이 많은데 하루빨리 정상화되길 기대한다. 현지 의사도 있고 두고 온 의료물품도 있어 다행이지만 길어지면 걱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캄보디아에 자리 잡은 범죄 조직이 한국인 대상 취업사기와 감금 범죄를 벌이면서 지난 16일 캄보디아 일부지역에 여행경보 4단계를 발령했다. 캄폿주 보코산 지과 바벳시, 포이펫시는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했다.
zorba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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