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아닌 '용' 현수막에 광주 남구 '시끌'…경찰 내사 착수(종합)

김병내 청장 지지자 '발끈'…남구 "불법 현수막 철거"
고발장 접수…경찰, 명예훼손 혐의 내사

지난 9월 말 광주 남구 일대에 걸린 현수막의 모습(SNS 갈무리)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추석 연휴 광주 남구 곳곳에 걸린 '병 아닌 용' 현수막을 두고 지역 정치권이 시끄럽다.

경찰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해당 현수막이 특정 후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하고 내사에 착수했다.

15일 광주 남구에 따르면 추석 연휴 직전 남구 주요 도로변과 아파트 단지 15곳에 '우리 남구는 병이 아닌 용이 필요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게시됐다.

현수막에는 '병'과 '용' 글자 옆에 각각 소주병과 용 그림이 함께 인쇄됐으며 웃음소리 '하하하'와 함께 '남구를 사랑하는 모임'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일부 주민들은 해당 현수막이 현직 김병내 남구청장을 겨냥하는 동시에 내년 지방선거 출마설이 도는 특정 인물을 언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수막에 적힌 '병'은 현 구청장, '용'은 특정 후보의 이름을 연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3선을 노리는 현직 단체장을 비하한 것", "지역정치를 희화화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주민 신고를 받은 구는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사흘간 해당 현수막을 모두 철거했다. 지정게시대가 아닌 가로수 등에 부착된 불법 게시물이라는 판단에서다.

구 관계자는 "정치적 판단이나 특정 후보를 겨냥한 대응이 아닌 단순한 불법 광고물 정비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폐쇄회로(CC)TV 영상으로 게시자를 추적, 특정될 경우 옥외광고물법 위반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현수막과 관련해 고발장을 접수한 광주 남부경찰서는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현수막 문구가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한 것인지를 들여다볼 방침이다.

내년 지방선거 남구청장 후보군으로는 김병내 현 구청장을 비롯해 황경아 전 광주 남구의회 의장, 김용집 전 광주시의회 의장, 하상용 전 빅마트 대표, 박기수 조국혁신당 남구지역위원장, 박철호 전 광주시 정무수석 등이 거론된다.

war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