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단산'부터 '둘보단 셋'까지…광양시, 인구정책 표어 변천사 조망

정인화 시장이 지난 14일  광양커뮤니티센터에서  열린'인구정책 표어 변천사' 전시회에 참석했다.(광양시 제공)
정인화 시장이 지난 14일 광양커뮤니티센터에서 열린'인구정책 표어 변천사' 전시회에 참석했다.(광양시 제공)

(광양=뉴스1) 서순규 기자 = 전남 광양시가 인구정책의 흐름과 변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인구정책 표어 변천사'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15일 광양시에 따르면 인구 표어 변천사 전시회는 1차로 14일 광양커뮤니티센터, 2차 전시는 오는 20일부터 12월 20일까지 광양시청 로비에서 열린다.

이번 기획전은 1960년대 산아제한부터 오늘날 저출생 대응 정책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의 표어·포스터·공익광고 영상을 통해 인구정책의 흐름과 변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1950년대에는 6·25 전쟁 이후 인구 부족에 대응해 '3남 2녀로 5명은 낳아야죠' 등 출산 장려형 표어가 등장했다.

그러나 10년 뒤 인구 증가가 국가 경제 부담으로 이어지자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알맞게 낳아 훌륭하게 키우자', '행복한 가정은 가족계획으로', '3자녀를 3년 터울로 35세 이전에 단산하자' 등 가족계획을 독려하는 표어가 확산했다.

1970년대부터는 '가족계획은 신혼 초부터', '1974년은 임신 안 하는 해' 등 산아제한 정책을 통해 출산 억제를 본격적으로 유도했다.

이중 '딸·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둘만 낳아 식량 조절'과 같은 표어는 자녀 수를 2명으로 줄일 것을 권고하며 국민 생활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쳤다.

1970년대 후반~1980년대에는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 '무서운 핵폭발 더 무서운 인구폭발',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둘도 많다!', '하나 낳아 알뜰살뜰', '축복 속에 자녀 하나 사랑으로 튼튼하게' 등의 표어에서 볼 수 있듯 한 자녀 기조가 더욱 강화됐다.

1990년대에는 남아선호 사상을 완화하기 위한 '아들바람 부모세대, 짝꿍 없는 우리세대' 등의 표어가 등장했다. 1995년 이후 출산율 저하로 인한 노동력 감소와 사회보장 약화 문제가 대두되면서 정책 기조가 급선회했고 1996년 인구억제정책은 공식 폐기됐다.

2000년대 이후에는 인구 증가를 위해 '아빠, 혼자는 싫어요. 엄마, 저도 동생을 갖고 싶어요', '하나는 외롭습니다. 자녀에게 가장 좋은 선물은 동생입니다', '한 자녀보다는 둘, 둘보다는 셋이 더 행복합니다'와 같은 출산 장려형 표어가 주를 이뤘다.

광양시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단순히 인구정책 표어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산아제한에서 출생장려로 이어진 정책의 변화를 대비해 보여주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s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