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계출산율 1위' 광주 동구, 공공 심야 어린이병원 무산…무슨 일?
대형 병원 체제 갖춘 곳 드물어 공간 한계
인력난 가중 등에 병원서도 '운영 불가' 입장
-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광주에서 아이 울음소리가 가장 큰 동구의 공공 심야 어린이병원 유치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광주 동구 등에 따르면 지난해 동구의 합계출산율은 0.86명으로 광주 5개 자치구 중 1위를 기록했다.
2023년 0.78명에 비해 0.08%p 증가했고, 지난해 전국 평균인 0.748명보다 높은 수치다.
5년 새 재개발에 따른 신규 아파트 입주가 9500여 세대에 이르고 젊은 층 유입이 늘면서 출산율 상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평일 야간이나 휴일에 운영하는 어린이병원이 없어 부모들은 아이가 아플 경우 다른 자치구의 병원을 찾는 등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다.
주민 불편을 청취한 노진성 동구의원은 최근 열린 임시회 본회의에서 "청년과 신혼부부가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동구를 만들기 위해 공공 심야 어린이병원 유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타지역 사례를 언급한 노 의원은 "고향사랑기부금을 심야 병원 운영비와 전문의, 전담간호사의 인건비 등에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공공 심야 어린이병원에 대한 필요성이 공감대를 얻으며 실무 부서는 실태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현실적 한계에 부딪히며 유치는 사실상 무산됐다.
동구에는 총 6곳의 소아과가 있지만 의사가 2명 이상인 곳은 단 두 곳에 불과하다. 대형 병원 체제를 갖춘 곳이 드물어 공간 활용에 한계가 있다.
게다가 심야 어린이병원은 의사와 간호사, 간호조무사, 행정직, 접수직, 약국 등 팀 형식으로 운영돼야 하지만 소아과 기피 현상으로 인력난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병원들은 '여건상 심야 어린이병원 운영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동구 관계자는 "우선적으로 병원 측에서 운영이 가능해야 하는데 현실적 어려운 점이 있다"며 "다만 병원 측에서 추후 인력 등 상황이 좋아지면 장기적으로 운영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노진성 의원은 "외부에서 의료진을 모시고 오는 등 방법 모색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간이나 의료진이 확보되면 재원은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마련이 가능하다는 게 동구의 입장이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 모금액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면서 긍정적인 검토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동구 관계자는 "병원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한 만큼 방법이 있다면 재원 마련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pep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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