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교육감 선거 '직함 전쟁'?…'노무현' 이어 '57글자' 이력 등장

'盧 직함' 김용태 선전에…정성홍, 전교조지부장 직함 대신
후보들 여론조사 신경전 가열

정성홍 광주시교육감 예비후보가 지난 1월 서울 한남동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관저가 있는 한남동에서 철야 집회를 하며 체포를 촉구하던 모습. (정성홍 SNS. 재배포 및 DB금지)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내년 6월 광주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의 '직함 전쟁'이 한창이다.

여론조사에서 '노무현 직함'을 사용하는 후보가 선전하자 상대 후보가 '57자'나 되는 직함을 꺼내 드는 등 선거전이 과열되고 있는 것이다.

29일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광주시교육감 선거 후보군으로 현역인 이정선 광주교육감과 정성홍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장, 오경미 전 광주교육청 교육국장, 김용태 노무현재단 광주시민학교장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정성홍 전 전교조 광주지부장은 최근 언론에 보낸 입장문에서 자신의 직함을 임의로 정하지 말고 자신이 제출한 경력을 사용해줄 것을 요청했다.

정 전 지부장은 각종 언론 여론조사에서 사용될 자신의 대표경력을 '2022 광주광역시교육감선거 민주진보단일후보(광주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추진위 선출. 정성홍·김선호 참여)'로 사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괄호 안 문구까지 포함한 직함으로 띄어쓰기 포함 57글자다.

두번째 직함으로는 '12·3 내란저지 시민영웅'을 사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지난 7월 22일 K평화연구원과 김상욱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실이 공동 주최한 '12·3 내란저지 시민영웅 기념식'을 통해 정 전 지부장 등 300여 명의 시민들이 시민영웅으로 선정된 데 따른 것이다.

57글자의 직함은 역대 광주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직함 중 가장 긴 직함이다. 두 번째로 긴 직함도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당시 정 전 지부장이 사용한 '민주진보교육감단일후보(광주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추진위선출. 정성홍·김선호참여)'로 괄호 문구 포함 40글자다.

괄호안 문구(광주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추진위 선출. 정성홍·김선호 참여)는 경선 과정에 참여한 후보를 명시해야 한다는 광주시선관위의 권고를 따른 것이다. 선거법상 직함 길이에 제한은 없다.

하지만 이를 접한 교육계 관계자들은 "전화로 듣다가 앞선 후보들의 직함을 잊어먹는 것 아니냐. 읽다가도 숨차겠다"는 반응이다.

이 같은 '최장 글자 직함'이 나온 배경은 '노무현재단 광주시민학교장' 직함을 사용하는 김용태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것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3년 전 광주시교육감 선거에서 2위 박혜자 후보와 근소한 차로 3위에 머물렀던 만큼 당시의 인지도를 되살리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전교조 직함도 내려놓았다.

김용태 광주시교육감 예비후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 노무현 대통령 고향 봉하마을을 찾았다가 '노 대통령과 닮았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김용태 SNS. 재배포 및 DB 금지) 2025.9.12/뉴스1

정 전 지부장은 앞서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전교조 지부장 직함으로 임했으나 지지율이 들쭉날쭉했다. 그는 김용태 후보가 '노무현 직함'을 사용할 경우 여론조사에서 자신을 제외해 달라고 보이콧까지 했다.

지역 교육계 안팎에서는 정 전 지부장의 지지율 등락은 전교조 출신인 장휘국 전 교육감의 3선 임기 동안 누적된 전교조에 대한 피로도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직함 경쟁이 과열화되면서 선거 판세를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오승용 메타보이스 이사는 최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노무현 직함에 대한 보이콧이 오히려 김용태 후보를 도와준 결말이 됐다"며 "이정선 교육감을 제외한 정성홍, 오경미, 김용태 후보가 단일화를 예고했지만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zorba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