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 가려면 목숨 걸어야 해"…흑산공항 재검토에 주민들 '당혹'
'수요 과다산정' 감사원 지적…"연말 시작 기대했는데" 낙담
"언제까지 지체될지, 진행될 수는 있을지 걱정"
- 김태성 기자
(신안=뉴스1) 김태성 기자 = 감사원의 전남 신안군 흑산공항 건설사업 타당성 재검토 발표에 지역 주민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3일 감사원이 발표한 '지방공항 건설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흑산공항의 2050년 기준 여객 수요는 기존 전망치보다 83% 감소해 사업 타당성 재검토나 시설 규모 조정이 불가피하다.
전남 서남권 핵심 사업 중 하나인 '흑산공항 건설사업'이 중대 기로에 선 것이다.
2009년 논의가 시작된 흑산공항 건설사업은 신안군 흑산면 예리 일원 68만3000㎡ 부지에 1200m 연장의 활주로(폭 30m)를 갖춘 소형공항을 건설하는 내용이다.
2028년 개항을 목표로 당초 사업비는 1800억 원대였으나, 환경 저감 대책과 설계 변경으로 4578억 원이 증가한 6411억 원으로 늘어난 상태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2월 흑산공항 건설사업 타당성 재조사에 착수했다. 2013년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이후 12년 만으로 3배 이상 불어난 사업비 때문이다.
주민들은 9개월에서 1년가량 소요될 타당성 재조사 뒤 이르면 올해 연말 사업이 본격 추진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감사원 발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흑산면 주민 이상영 씨(69)는 "주민들 최대 숙원사업으로 잘 진행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공항 사업이 언제까지 지체될지, 진행될 수는 있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최휘철 흑산공항추진 대책위원장은 "육지에 한 번 나가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하는 흑산도의 열악한 상황을 안고 평생 살아왔다"며 "주민들이 원하는 만큼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hancut0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