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만→108만명' 여객 수요 과다 산정 흑산공항 건설 사업
재조사 미요청도 적발…KDI서 타당성 재조사 진행 중
내년 예산 48억 반영…전남도 "사업 차질 없도록 최선"
- 전원 기자
(무안=뉴스1) 전원 기자 = 전남 서남권 주민들의 숙원 사업인 흑산공항 건설과 관련해 감사원이 사업 추진 과정에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남도는 KDI에서 타당성 재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흑산공항 건설의 원활한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감사원은 23일 흑산공항 건설과 관련해 여객 수요가 해운 대비 항공에 유리하게 과다 산정됐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가 도서 지역 총여객 수요 예측(2040년 기준) 시 해수부의 예측치를 확인하지 않고 향후 GDP 성장률에 따라 증가하는 것으로 산정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감사원은 해수부의 예측치와 비교했을 때 43만 7000명이 과다하게 산정됐다고 밝혔다.
해운에서 항공으로의 교통수단 전환율도 추정 방법이 불합리하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국토부가 도서 지역의 공항 건설에 따른 전환율을 추정할 때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항공 수단에 유리한 결과를 반영, 전환율이 72%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전문기관에 의뢰해 재산정한 결과 흑산공항의 해운에서 항공으로의 전환율은 32%로 국토부 조사 때보다 40%p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문제점을 보완해 여객 수요를 재산정해 보니 흑산공항은 108만 명에서 18만 2000명으로 83%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사업 타당성 재검토 또는 시설 규모 조정 등 적절한 추진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울항공청은 2017년 9월 국립공원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흑산공항 여객 수요를 검증하면서 과다 산정된 내용을 확인하는 등 수요 예측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국토부도 흑산공항 여객 수요가 예비타당성조사 대비 최고 39%에서 최대 53%까지 감소하는 것을 확인하고도 B/C가 1보다 크다고 임의로 판단, 수요예측 재조사를 요청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공항시설 규모 조성 등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예산이 낭비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총사업비가 대폭 증가했음에도 타당성 재조사를 미요청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총사업비 관리지침 제49조 등에 따르면 사업 규모의 증가로 총사업비가 예타 대비 15% 이상 증가하거나 중앙관서의 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기획재정부는 타당성 재조사를 시행하게 돼 있다.
국토부는 예산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받거나 예상했지만, 기재부에 타당성 재조사를 요청하지 않은 채 실시설계를 착수하도록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공사비가 증가했음에도 새로운 입찰을 거치지 않고 수의계약 예비 계약자에게 설계변경 방식으로 실시설계를 하도록 지시한 점, 근거가 없음에도 설계비 증액분을 부당하게 보장한 점 등도 문제가 있다고 감사원은 판단했다.
감사원은 흑산공항 건설공사에 대한 타당성 재조사와 관련해 올해 1월 국토부가 기재부에 총사업비 협의를 요청했고, KDI가 진행하고 있는 만큼 시정이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전남도는 흑산공항 건설 사업 추진은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도는 경제성은 물론 정책적인 측면을 고려할 때 흑산공항 건립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특히 흑산공항 건설 사업은 지난해 63억 원의 예산이 확보됐고, 올해도 29억 5000만 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내년 국비 정부안에도 48억 원의 예산이 반영된 만큼 공사 추진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연내 착공 여부 등은 불투명한 상태다. 타당성 재조사는 9개월 이내로 규정돼 있지만 필요시 3개월 연장이 가능하다.
전남도는 11월까지 재조사가 마무리될 경우 연내 착공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만약 기재부가 공사비 증가에 따른 새로운 입찰이 필요하다고 판단, 관련 절차를 진행한다면 연내 착공 여부는 알 수 없게 된다.
전남도 관계자는 "흑산공항 건설에 대한 경제성 분석 등 타당성 재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흑산공항 건설이 차질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jun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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