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선 하루 17.7만석 실어 나를 때 호남선은 3.8만석 '불과'
[KTX 호남소외] 수년간 묵살됐던 불균형 논란 수면 위로
호남선 56대·경부선 136대 편차…23일 광주시 주최 집회
- 최성국 기자,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박지현 기자 = 수년간의 성토에도 묵살돼 온 경부선과 호남선의 고속열차 운행 불균형 문제에 다시 불이 붙었다.
이재명 정부가 코레일과 SR 통합을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심각한 고속철 배치 불균형이 이번에는 해소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23일 'KTX 불균형'을 성토하는 광주송정역 집회 개최를 예고하며 기름을 부었고, 시민사회단체도 22일 KTX 통합 촉구 집회를 예정하는 등 이용객 편의와 지역 균형발전을 내세운 이례적인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9월 기준 코레일 평일 운행 편성은 경부선 115대, 호남선 55대로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주말에는 격차가 더 벌어진다. 호남선은 평일보다 1대 늘어난 56대가 운행되는 반면 경부선은 21대 증편된 136대가 운행한다.
대당 좌석 규모에서도 불균형은 두드러진다. 경부선은 KTX(20량·955석) 위주로 편성되지만, 호남선은 좌석 수가 적은 KTX-산천(10량·450석)의 비중이 높다.
겉보기엔 똑같이 1대여도 이동 규모 자체가 다를 수밖에 없다. 실제 주중 기준 경부선은 하루 9만9000석, 호남선은 이보다 6만 1427명이 적은 하루 3만7573석이 수도권을 오갈 수 있다.
주말엔 경부선 17만7900석, 호남선 3만 8960석으로 격차는 4배까지 벌어진다. 일주일 기준으론 경부선이 85만 800명을 실어 나를 때 호남선은 26만 5795명이 열차를 이용할 수 있어 호남선 이용객의 '예약 대란'이 벌어진다.
열차 간격도 문제다. 경부선은 약 10분, 호남선은 20분에 1대꼴로 운행돼 접근성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이같은 제약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지역간 수도권 접근성, 지역 발전, 관광 수요 차질 문제로 이어졌다.
해법은 없는 게 아니다. 현재 코레일은 포화 상태인 오송~평택 구간에 복복선(4선) 확충 공사를 추진 중이다. 2027~2028년 완공이 목표다. 하지만 "언제까지 완공만 바라봐야 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진중화 철도노조 호남지방본부 조직국장은 "SR과 KTX를 통합하면 호남선만 하루 4000석 이상 확대할 수 있다"며 "SR만 운영되는 수서역, KTX만 운영되는 용산·서울역을 교차 운행하는 방식으론 큰 개선이 어렵다. 결국은 정치권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SR과 KTX 경쟁은 효율을 높이지 못했다. 대통령 공약처럼 SR·KTX 통합이 추진돼야 중복 비용을 절감하고 실질적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철도공사 광주본부 관계자는 "호남선 좌석 부족은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지금도 선로 용량 자체가 과부하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레일은 좌석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증편 노력을 하고 있다. SR 통합 문제를 정책적으로 추진 중이기 때문에 그 결과를 지켜보는 한편 이용객 불편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부연했다.
star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편집자주 ...호남선 고속열차 예매전쟁은 일상이 됐다. 노선 증편과 요금할인 등을 통해 경부선과의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광주송정역을 중심으로 고속철 운행실태, 이용객과 정치권의 목소리, 대안은 없는지 등을 4회로 나눠 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