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술 논란' 이어 나흘간 태극기 거꾸로 단 광주시의회…왜 이러나

'경술국치일'부터 잘못 게양…취재 시작되자 바로 잡아
공직윤리·의전 모두 실종…"시민 대표기관 맞나" 비판

광주시의회 청사 전경 자료사진./뉴스1

(광주=뉴스1) 최성국 이수민 기자 = 광주시의회가 고위 간부와 직원들의 '낮술 논란'에 이어 나흘간 태극기 게양을 잘못한 사실이 알려져 공직 기강 해이가 도마에 올랐다.

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시의회 청사 앞 국기 게양대에 태극기가 전날까지 나흘간 거꾸로 게양돼 있었다.

시의회는 경술국치일인 지난달 29일 '나라를 잃은 슬픈 역사를 잊지 않겠다'는 의미로 조기를 게양했는데 태극기 상하가 바뀐 상태로 게양했다.

국기 게양대에 걸린 태극기는 붉은색이 아래, 파란색이 위로 간 상태로 4일이나 방치됐던 것이다. 나란히 걸린 광주시청 기와 광주시의회 기는 정상적으로 게양됐다.

시의회는 1일 오후 <뉴스1>의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태극기를 정상으로 교체했다.

광주시의회의 이러한 실수는 오히려 국권 상실일에 태극기를 거꾸로 달아 또 다른 상처를 남겼다는 비판을 낳고 있다.

광주시의회 관계자는 "직원 실수로 잘못 게양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최근 광주시의회는 고위 간부의 낮술 파문을 비롯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구성 과정의 담합 의혹 등 문제가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사무처장(2급)이 근무시간 중 직원들과 함께 낮술을 마신 뒤 식사비를 법인카드로 결제한 사실이 알려져 비판받은 바 있다.

당시 A 사무처장은 서구 치평동의 한 식당에서 의회사무처 소속 7급 직원 3명과 식사하며 소주 2병과 맥주 8병을 마셨다.

그는 자리가 길어지자 오후 2시경 뒤늦게 반차를 신청했고 이후 식사비 약 30만 원을 시의회 업무추진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하지만 연가(반차) 사용 이후 법인카드 사용이 규정상 부적절하다는 점을 인지, 다음 날 결제를 취소하고 개인카드로 재결제했다.

그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직원들을 격려하고 자유롭게 소통하기 위한 자리였다"며 "해당 자리는 위법이나 부당한 목적이 아니었다"고 해명했으나 결국 신수정 광주시의장은 이에 대한 징계와 감사를 예고한 바 있다.

연이은 구설에 지역사회에서는 이번 태극기 사건이 단순 실수를 넘어 조직 전반의 기강 붕괴를 방증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역사회 한 관계자는 "연이은 실수와 구설로 시민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어찌 대표기관으로서 자격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나"라며 "공직 윤리와 의전 관리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brea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