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알아요?"…'검찰총장 친분' 사기범, 법정서 고개도 못 든 이유
'수사 무마 청탁' 2000만원 가로채 기소
과거 '판사 친분' 사기 때 '언급'한 판사, 사건 담당
-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일면식도 없는 판사와의 친분을 과시하다 수감된 남성이 검찰총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다 또 법정에 섰다.
공교롭게도 이 남성은 과거 자신이 친분을 과시했던 판사로부터 재판을 받는 처지에 놓였다.
광주지법 형사3단독 장찬수 부장판사는 29일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 대한 변론 절차를 종결했다.
A 씨는 지난해 4월 18일 형사 사건에 휘말린 B 씨에게 "사건을 무마하려면 검찰총장과 특수부 검사들에게 뇌물을 줘야 한다"며 20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A 씨는 검찰총장과 깊은 친분이 있고, 5000만 원을 건네줘야 한다면서 피해자를 속였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A 씨는 과거 판사와의 친분을 내세우며 사기 행각을 벌이다 올해 2월 징역 3년을 선고받아 복역 중인 인물이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과거 사건 판결문을 증거로 제출했다. 기막힌 사연은 그가 당시 친분을 과시했던 판사가 바로 현 사건을 담당하는 장찬수 부장판사였던 것이다.
법원은 검찰이 기소한 형사사건을 단독 또는 합의 재판부 사건으로 분류한 뒤 내부 프로그램을 통해 각 재판부에 자동 배당하는데, 장 부장판사는 우연히 해당 사건을 맡게 됐다.
장 부장판사는 "증거자료를 살펴보니 과거 판결문에서 내 이름이 엄청나게 나온다. 나를 아느냐. 나를 본 적도 없으면서 왜 친분을 과시했냐'고 물었다.
이어 "저번에는 나를 팔아먹고, 이번에는 검찰총장을 팔아먹고, 다음에는 대통령을 팔아먹을 것이냐. 이런 범죄 행위들이 '사법 불신'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피고인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피해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선처를 구했다.
검찰은 A 씨에 대해 징역 3년의 실형과 추징금 2000만 원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9월 17일 A 씨에 대한 선고공판을 연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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