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직류 배전 기술로 100년 전력망 역사 바꾼다"

APEC 장관회의서 '글로벌 DC 이니셔티브' 제안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27일 부산 누리마루APEC하우스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에너지장관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8.27/뉴스1

(나주=뉴스1) 박영래 기자 = 한국전력이 지난 100여년간 이어진 교류(AC) 중심의 전력망 구조를 직류(DC) 기반으로 바꾸는 '제2의 전력망 혁신'을 선언했다.

한전은 28일 부산 누리마루APEC하우스에서 열린 APEC 에너지 장관회의에서 '글로벌 DC 이니셔티브'를 공식 제안했다.

이번 장관회의에는 APEC 21개 회원국 장차관급 등 정부대표단과 국제에너지기구(IEA),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 마이크로소프트 및 구글 관계자 등 총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한전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효율화를 위한 DC 필요성과 APEC 협력방안'을 발표하고 두 가지 실행과제를 제안했다.

기술 개발과 국제표준화 협력을 통해 전력망 구축 비용 절감과 전환 속도를 높이고, 업계 협업을 기반으로 DC 생태계를 지속 조성해 가전제품과 전력설비 보급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DC 중심의 국제협력은 에너지 전환의 비용과 시간을 줄이고, 전력망의 안정성과 효율을 동시에 높이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 전력수요가 인공지능(AI) 확산과 전기화 가속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2030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945TWh(테라와트시)에 이른다.

2050년에는 최종에너지 소비에서 전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50%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러한 수요를 안정적으로 수용하려면 2030년까지 기존 대비 약 30%의 전력망 추가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데이터센터, 산업설비 같은 주요 대용량 DC 부하를 전력 변환 없이 DC로 직접 연결 시 AC 대비 약 10%의 효율 향상이 개선돼 전력수요와 전력망 건설부담도 완화할 수 있다.

한전은 지난 10여년간 다양한 실증으로 DC 효과를 입증했으며, 산학연관 45개 기관과 함께 2024년 코리아 DC 얼라이언스(K-DCA)를 출범시킨 이래 생태계 기반 마련과 국제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전은 K-DCA를 통해 데이터센터, DC 빌딩, 산업단지 등에 단계적 사업모델을 구체화하고 조기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글로벌 DC 얼라이언스와의 협력으로 국제 표준을 주도해 대한민국을 세계 전력망 혁신의 중심에 세우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