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M 노사 갈등…"생산시설 증설·인력 충원 모두 물거품 위기"
취업시즌 맞은 대학가 입사 머뭇…'광주형 일자리' 흔들
- 박영래 기자
(광주=뉴스1) 박영래 기자 = "캐스퍼 일렉트릭(전기차) 수출이 탄력을 받으면서 생산라인 증설과 인력 충원 이야기가 나왔는데 다 물거품 될 상황입니다."
국내 첫 노사상생형 일자리 모델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의 노사관계가 갈수록 악화하면서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우려가 높다.
취업 시즌을 맞은 대학가에서는 기업 탐방 행사를 미루는 등 '광주형 일자리' 좌초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9일 산업계에 따르면 GGM 노사는 지난해부터 임금·단체협약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데 이어 최근에는 1960억 원 규모의 대출금 조기상환을 둘러싼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어 대표이사 면담을 요구하는 노조 지회장 폭행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일련의 상황을 바라보는 시민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일태 전남대 석좌교수(경제학부)는 "특히 캐스퍼 전기차가 까다로운 일본으로까지 수출되면서 GGM의 생산시설을 증설하고 인력을 충원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왔는데 이처럼 노사관계가 악화하면 누가 더 투자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광주지역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노사 상생을 기치로 출범한 게 광주형 일자리인데 안정적인 생산 기반이 무너지면 위탁생산을 맡긴 현대차 입장에서는 생산을 계속 GGM에 맡길 이유가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노사갈등 장기화로 청년 고용 안정은커녕 일자리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이에 따라 GGM 입사를 희망하던 이들의 불안도 증폭되는 상황이다.
광주의 한 대학 취업담당자는 "최근 예정된 기업탐방을 미뤘다"면서 "회사 내부가 저렇게 시끄러운데 학생들의 평생직장으로 추천해야 하는지 걱정이 앞선다"고 토로했다.
한 취업준비생은 "상당수 학생이 GGM 입사를 준비해 왔는데 채용공고가 있을지 모르겠다는 분위기"라고 했다.
산업계는 광주형 일자리가 행여 좌초하지 않을까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한 산업계 관계자는 "GGM이 노사 상생이란 가치를 잃어버리면 그 순간 광주형 일자리는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GGM의 원만한 노사관계 재정립을 위해 1대 주주 광주시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광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위원들은 성명을 통해 "GGM 노사 갈등이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심각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며 "광주시는 제1대 주주로서 책임 있는 자세로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시의회는 "이번 사태는 단순히 기업 내부 문제에 그치지 않고 지역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광주형 일자리 모델 자체가 흔들리면 광주가 투자기피 도시로 전락해 인공지능(AI) 산업을 비롯한 미래 전략산업 유치에도 심대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19년 출범한 광주글로벌모터스는 현재 현대차가 위탁한 경형 SUV '캐스퍼'를 전량 생산하고 있다.
유럽과 일본 내 인기로 GGM은 올해 생산 목표량을 5만 6800대에서 5만 8200대로 1400대 늘렸다.
yr20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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