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레미콘 공장 질식 사고, 2명 사망·1명 중태(종합2보)

(광주=뉴스1) 서순규 최성국 이수민 이승현 박지현 기자 = 전남 순천의 한 레미콘 공장에서 혼화제 탱크에 들어간 근로자 3명 중 2명이 숨지고 1명은 중태에 빠졌다.

21일 전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29분쯤 전남 순천시 서면의 한 레미콘 공장에서 "사람 3명이 탱크로리 내부에서 정신을 잃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 당국은 여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을 점으로 고려해 다수 사상자 시스템을 가동해 현장에 출동했다.

그러나 탱크로리(혼화제 탱크) 출입구가 비좁아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국은 굴삭기로 외부 구조물을 해체하고 혼화제 탱크를 옆으로 눕혀 구조 작업을 벌였다.

이날 오후 3시 16분쯤 공장장 A 씨(60)가 의식과 호흡이 있는 상태로 가장 먼저 구조됐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져 인공심폐장치 치료를 받고 있으나 위중한 상태다.

뒤이어 오후 3시 33분쯤 품질관리실장 B 씨(57)가 구조됐으나 심정지 상태로 이송됐고 결국 숨졌다.

생산 팀장인 C 씨(53)는 오후 3시 42분쯤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사망 판정을 받았다.

작업자들은 콘크리트 성능 개선에 쓰이는 혼화제 보관 탱크 3곳 중 1곳에서 청소 작업을 하기 위해 들어갔다가 의식을 잃었다.

당초 작업자 1명이 탱크 내부 수리 작업을 위해 내부로 진입했다가 정신을 잃었고, 이 작업자를 구조하기 위해 다른 1명이 추가로 내부에 진입해 질식했다. 이를 본 A 씨도 내부에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박연수 순천소방서 현장대응단장은 "(탱크로리에) 황화수소 성분이 있어서 작업자들이 질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산소 호흡기 착용 여부 등은 정확히 확인해 봐야 하지만 구조작업에서 저희가 본 건 없었다"고 밝혔다.

여름철 기온이 올라갈 경우 유기물 부패가 활발해지면서 산소 결핍과 황화수소 등 유해가스 발생이 증가할 수 있다.

이날 사고 현장에서의 황화수소 역시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사업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는 사업장이다.

광주고용노동청은 경찰과 함께 안전 준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최근 10년(2014년~2023년)간 밀폐공간에서 발생한 질식사고는 총 174건이다.

특히 기온이 올라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운 여름철에만 30%에 달하는 52건이 발생했다. 전체 사고 중 338명은 산업재해를 입었고 136명은 숨졌다. 같은 기간 다른 사고성 재해 사망률(0.98%)에 비해 41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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