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무사고 사업장인데…솔선수범 직원들 피해 안타까워"

순천 레미콘 공장 질식사고 현장서 동료들 탄식

21일 근로자 3명이 질식 사고를 당한 순천 레미콘공장의 탱크로리 모습. 2025.8.21/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순천=뉴스1) 이수민 기자 = "20년 동안 무사고였던 사업장이죠. 늘 해오던 일이라 오늘 같은 일이 벌어질 줄 아무도 몰랐던 것 같아요."

21일 오후 전남 순천의 한 레미콘공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3명 질식사고와 관련해 동료들은 탄식을 감추지 못했다.

사고 발생 약 3시간 후 현장에서 만난 사상자의 동료들은 입을 모아 "세 사람 모두 성실하고 열심히 일하던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 피해자는 레미콘공장 공장장과 차장, 부장급 직원 등 3명이다. 차장과 부장은 각각 입사 15년차, 20년차 베테랑으로 알려졌다.

특히 실험실장 직책을 맡고 있는 A 부장은 2004년 공장이 설립됐을 때부터 함께한 원년 멤버다.

이 공장에는 기사 18명과 사무실 직원 13명이 일하고 있다.

한 직원은 "사고가 난 3명 외에 탱크 밖에 2명이 더 있었던 것으로 안다. 셋 다 못 나오니까 밖에 있던 직원이 119를 부르고 사무실로 급히 달려왔다"며 "너무 당황하고 놀랐다. 우리 사업장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줄 몰랐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직원은 "늘 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했는데 오늘의 경우 금방 하는 작업이라 안 한 것 같다"며 "당초 한 명이 탱크 안으로 미끄러졌고 나머지 두 사람이 이를 구하려다가 변을 당한 것 같다. 탱크가 겉보기엔 커도 입출구가 비좁다보니 나오기 어렵다. 안에 있는 황화수소 때문에 어지러웠을 것이다"고 추측했다.

이어 "실험실장은 공장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시던 분이다. 늘 솔선수범해서 회사 일을 가장 많이 하시던 분인데 이런 일이 일어날 줄 몰랐다"고 덧붙였다.

이날 사고는 오후 1시 29분쯤 최초 신고됐다. 당국은 6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으나 작업자 3명이 의식을 잃은 탱크로리 내부가 협소하고 진입로가 40㎝밖에 되지 않아 구조 작업에 난항을 겪었다.

구조작업은 굴착기를 동원, 탱크로리를 옆으로 넘어뜨려 출입구를 확보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구조 작업은 오후 3시 42분에 종료됐다.

60대 공장장은 의식이 희미하게 남아 있는 상태로, 나머지 50대 근로자 2명은 심정지 상태로 긴급 이송됐다.

brea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