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글로벌모터스 1960억 대출 조기상환 후폭풍…누가 거짓말?

사측·노조 "노사관계 악화 핑계 채권단이 대출연장 불허" 주장
채권단 "GGM이 먼저 문의"…상황급변에 노조 "윤몽현 대표 해임"

광주글로벌모터스./뉴스1

(광주=뉴스1) 박영래 박지현 기자 = 노사상생형 국내 첫 일자리 모델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의 1960억 대출 조기상환을 놓고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노사관계 악화를 이유로 채권단이 대출연장을 불허해 조기상환 할 수밖에 없었다는 GGM과 GGM노조의 주장에, 채권은행단은 "낮은 금리와 절차 간소화를 위해 GGM 사측이 먼저 자발적인 조기상환을 문의했던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진실공방이 일고 있다.

채권단 해명에 GGM노조는 태도를 바꿔 "윤몽현 GGM 대표이사가 허위사실을 유포해 노조를 협박했다"며 대주주인 광주시에 윤 사장의 해임을 촉구했다.

21일 GGM 노사와 채권은행단 등에 따르면 GGM은 지난 6월21일 7개 채권은행에 대출금 1960억 원을 상환했다. 7개 채권은행은 광주은행을 비롯해 한국산업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수협은행, KDB산은캐피탈이다.

같은 채권은행단 중 한 곳인 신한은행에서 자금을 확보해 대출을 정리한 것. 신한은행은 현대차의 주거래 은행이다.

대출금 조기상환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국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는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권의 이번 조치는 노조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한 금융권의 개입이자 노동권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금속노조는 "헌법에 보장된 노조의 활동을 핑계로 대출금을 회수하는 것은 실정법 위반"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12월이 대출만기인 상황에서 지난해 말부터 급속히 악화한 GGM 노사관계를 이유로 채권단이 대출만기 연장을 불허하고 조기에 상환하도록 회사를 압박했다는 게 노조와 사측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내용이 언론보도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채권단은 공식 해명자료를 내고 "채권단이 조기상환을 압박한 게 아니라 GGM 측에서 먼저 조기 상환을 문의해 왔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한국산업은행은 19일 보도해명자료에서 "올해 2월 GGM으로부터 대출금의 자발적인 조기상환 절차와 조기상환 수수료 등을 문의받아 채권단을 대리해 해당 정보를 안내했다"며 "이후 GGM은 6월 다른 은행으로부터 기존보다 낮은 금리수준으로 자금을 신규 차입해 기존대출금을 조기상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산업은행은 GGM에서 대출만기 전 조기상환을 요구한 사실이 없고 대출계약 연장 요청도 거절한 사실이 없다"고 알렸다.

캐스퍼./뉴스1

채권단 소속인 광주은행도 20일 입장문을 통해 "GGM에 대한 대출금 관련해 대출연장을 불허한 게 아니고 반대로 우리는 대출을 유지하려 했다"고 밝혔다.

광주은행은 "5월에 GGM에서 1개 은행으로 채권은행을 정리해 대환한다고 통보해 왔고, 이에 광주은행에는 기존의 대출지분만큼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하고, 수수료 면제 혜택 등을 추가로 제공하겠고 제안했지만 거절됐다"고 설명했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GGM이 낮은 이율과 상환편의를 위해 8개 채권은행에서 1개 채권은행으로 정리한 것일 뿐 노사관계 악화에 따른 상환압박은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GGM노조는 "윤몽현 대표가 채권은행단 압박으로 대출금을 조기상환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윤 사장의 해임을 광주시에 요구했다.

노조 설명에 따르면 윤 사장은 지난 7월15일 노사상생협의회에서 "대출 참여 은행들이 돈을 빨리 갚아라. 이자를 떼먹을까 싶어 겁이 난다. 파업이 지속되고 있어 너희를 못 믿겠다. 빨리 갚아달라고 정식으로 요청이 와서 신한은행에서 빌려서 대출금을 갚았다. 페널티가 2억 원이 발생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조는 21일 공식기자회견을 통해 노조 공갈협박 혐의로 GGM의 1대 주주인 광주시에 윤 대표이사의 해임을 촉구할 방침이다.

앞서 8개 금융사는 2020년부터 2025년 12월까지 상환 조건으로 총 2700억 원을 빌려줬고, GGM은 채권은행단에 2022년 9월부터 분기별로 70억 원씩 갚아왔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대출 잔액은 총 2100억 원이다.

2019년 출범한 광주글로벌모터스는 현재 현대차가 위탁한 경형SUV '캐스퍼'를 전량 생산하고 있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