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 납치됐다니까요"…50년 만에 '반공법' 멍에 벗은 어부들
'구조 요청' 경찰 기록에도 불법체포·감금 후 유죄 선고
재심 무죄 선고…6500만원 형사보상 결정
-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북한에 납치되고 있다"는 수차례 구조 요청에도 불구하고 강제 납북됐다 풀려난 뒤 '반공법'으로 처벌받은 어부들이 50년 만에 무죄 선고를 받은 데 이어 국가로부터 형사보상을 받게 됐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은 최근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은 A 씨(82)와 고인 B 씨의 가족 등 10명에 대한 형사보상 결정을 공시했다.
형사보상금과 형사비용보상금을 합쳐 국가가 6500만 원을 지급하는 게 골자다.
A, B 씨는 반공법과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1973년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3년형이 확정됐다.
어부였던 이들은 1971년 8월 28일 강원도 항구에서 출항해 북방으로 이동하며 조업하던 다음 날 오후 7시쯤 북한에 납치됐다.
당시 강릉경찰서와 고성경찰서 등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A, B 씨가 탄 선박은 북한 경비정에 의해 끌려가다 장시간 대치했다. 이들은 우리나라 경찰에 납치된 상황을 알리며 구조를 요청하는 무전을 여러 차례 보냈다.
하지만 이들은 경찰이나 군이 도착하기 전 북한 경비정의 발포 위협에 결국 피랍됐다.
우여곡절 끝에 돌아온 이들을 기다리던 것은 수사기관이었다. A, B 씨는 수사기관에 불법 체포·감금됐다.
당시 수사기관은 "우리나라로 돌아온 이들이 어로저지선과 군사분계선을 넘은 후 북괴 경비정과 만나 반국가단체의 지배 하에 있는 지역으로 탈출했다"며 A, B 씨를 재판에 넘겼다.
A 씨와 B 씨 유족들은 2023년 10월 재심을 청구했다. 재심개시를 결정한 광주지법 순천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용규)는 지난해 11월 5일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당시 납북을 피하기 위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했던 것으로 보일 뿐 스스로 월북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구속영장이 발부되기 전 불법 체포·감금된 상태로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았다. 위법한 구속 상태에서 이뤄진 진술은 증거능력이 없다"며 "유죄 부분에 대한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의 증명에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재심은 검찰의 상소 없이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 재판부는 A 씨를 포함해 청구인들이 청구한 형사보상 사건을 지난달 16일 인용했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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