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시국선언 투옥' 이상식 전남대 명예교수 별세
유신체제·전두환 신군부 종식·학원민주화 주장 옥고
동학농민혁명 천착…2017년 '녹두대상' 수상
- 서충섭 기자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5·18 민주화운동을 앞두고 박정희 유신 체제와 전두환 신군부 종식을 호소하는 시국선언문을 작성했다가 옥고를 치르고 해직됐던 이상식 전남대 사학과 명예교수가 지난 5일 별세했다. 향년 87세.
전남 장성 출신인 이 교수는 광주북중, 광주고를 거쳐 서울대 사범대학 역사과를 졸업했다. 전남대 대학원에서 석사를, 충남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전남여고와 중앙여고 교사를 거쳐 1977년부터 전남대 사학과 강사로 활동했다.
고인은 1980년 5월 8일 교수들의 시국선언 동참을 호소하는 대학생들의 시국선언문이 발표되자 이에 호응해 5월 13일 전남대 교수협의회 명의의 시국선언문을 작성했다.
시국선언문은 5월 14일 옛 전남도청 앞 분수대서 열린 민주대성회에서 정익섭 교수가 대표 낭독했다. 이로 인해 7월 11일 이 교수는 10·26 비상계엄포고령 위반 혐의로 보안대에 의해 구속되기도 했다.
고인은 저서 '역사의 증언'에서 "10·26 이후 자유의 물결은 파도치기 시작하고 민주주의 꽃이 활짝 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으나 12·12사태, 학원의 급진주의, 언론의 조작을 무책임하게 뇌까리고 있어서는 안 된다"며 시국선언에 동참한 배경을 밝힌 바 있다.
이 교수는 징역 1년 선고유예 판결을 받고 형이 확정되면서 1981년 전남대서 해직됐다가 1984년 복직 후 2003년까지 전남대 사학과에서 강의했다.
전남대 50년사 편찬위원장과 인문대 학장, 교수평의원회 의장을 맡아 대학 발전에도 기여했다.
호남문화진흥원 설립도 추진했던 고인은 '전남동학농민혁명사'를 집필하고 광주·전남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대표를 지내며 장성에 동학농민혁명 기념탑을 세우는 등 동학에 천착했다.
이 같은 공로로 동학농민혁명 제123주년을 맞은 2017년 제10회 녹두대상을 받았다. 상금 1000만 원은 전남대 발전 기금으로 기탁했다.
빈소는 광주빛장례식장 301호, 발인은 7일 오전 10시다. 5·18민주유공자인 고인의 장지는 광주 5·18민주묘지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숙자씨, 자녀 웅희·장희·보라 씨가 있다.
zorba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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