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떠다니던 543만원…드라이기로 말려 주인에게 전달

소방 '젖은 돈봉투' 발견 후 경찰 인계
50대 자영업자 "자재 구입용 현금"…소방·경찰에 감사

지난 17일 낮 12시 30분쯤 광주 북구 중흥동 전남대 정문 도로에서 침수차량 배수작업하던 박선홍 소방위가 유실된 현금봉투를 발견한 모습.(광주 북부소방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광주 침수 현장에서 소방대원이 발견한 현금 543만 원이 소유주에게 무사히 전달됐다.

29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소유주인 50대 남성 A 씨는 지난 22일 현금을 되찾았다.

광산구 평동산단 인근에서 자재업을 운영 중인 A 씨는 폭우가 내리던 날 현금을 분실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자재 구입을 위해 현금을 찾았는데 폭우 속 급히 이동하다가 호주머니에 있던 봉투가 빠진 것 같다"며 소방대원과 경찰에 깊은 감사를 전했다.

앞서 17일 낮 12시 30분쯤 북구 중흥동 전남대 정문 앞 도로에서 침수 차량 관련 신고를 받고 출동한 북부소방서 박선홍 소방위는 도로변 배수로 정리 작업 도중 젖은 흰 봉투를 발견했다.

봉투 안에는 현금 543만 원이 들어 있었고 겉면에는 한 업체의 이름이 기재돼 있었다.

박 소방위는 즉시 이를 폭우에 떠내려온 유실물로 판단해 상황실에 보고한 뒤 북부경찰서에 인계했다.

A 씨는 자신이 잃어버린 봉투일 가능성이 있다며 소방서에 연락했고 안내에 따라 경찰서를 방문했다.

경찰은 해당 남성으로부터 진술서와 계좌 인출 내역 등을 받아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현금 전액을 인계했다.

경찰 관계자는 "젖은 지폐 543만 원을 일일이 드라이기로 말려 보관했다"며 "절차에 따라 확인을 마친 후 안전하게 돌려줬다"고 말했다.

경찰은 A 씨가 박 소방위와 직접 연락할 수 있도록 주선해 두 사람은 전화로 인사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관계자는 "유실물 발견 시 매뉴얼에 따라 즉시 인계한다"고 설명했다.

war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