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제방 복구 급한데 무더위 복병…특별재난지역 담양 '악전고투'
폭우 뒤 이어진 폭염, 현장 곳곳서 "속옷까지 땀에 흠뻑"
군민·작업자 일주일 넘게 구슬땀…"또 비 오면 큰일"
- 박지현 기자
(담양=뉴스1) 박지현 기자 = 전남 담양군이 기록적인 폭우로 무너진 제방 복구에 한창인 가운데 35도를 웃도는 찜통더위가 복구 작업의 또 다른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6일 담양군 금성면 대곡리 일대. 낮 기온이 35.3도까지 치솟고 폭염경보까지 발효된 가운데 복구 작업은 한창이었다.
피해 현장 곳곳에서는 포클레인과 함께 삽을 든 군민과 작업자들이 일주일 넘게 땀범벅이 된 채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60대 박 모 씨는 혼자서 포클레인을 운전하며 논에서 퍼 올린 흙을 둑에 쌓고 있었다. 박 씨는 지난 폭우로 유실된 제방을 막기 위해 일주일째 담양 일대를 돌며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는 "포클레인에 에어컨 바람이 나오긴 하지만 기계 열 때문에 안은 찜통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눌러쓴 모자 틈 사이로 흘러내리는 땀을 훔치며 "직원들은 모두 다른 현장으로 투입돼 혼자 작업 중"이라고 덧붙였다.
인근 주민 송평수 씨(85)는 "그날은 농원에 있던 블루베리가 둥둥 떠다닐 정도로 물난리가 났었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는 "제방 복구를 위해 자원봉사자들과 군 장병들이 동원됐지만 폭염이 닥쳐 모두가 힘겨워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금성면 봉황리 일대도 복구가 한창이었다. 가사소하천 제방 일부가 무너져 포클레인 2대와 인력 5명이 투입됐다.
톤백에 흙을 채워 제방을 보강하는 작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작업자들은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삽을 들었지만 수건도 온통 젖어 있었다. 한 외국인 작업자는 강한 햇볕 아래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인상을 찌푸렸다.
현장 관계자 A 씨는 "속옷까지 다 젖었다. 땀이 아니라 마치 물에 들어갔다 나온 것 같다"며 "또 비가 오면 큰일이기 때문에 복구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집중된 폭우로 담양 전역에 평균 538.7㎜의 비가 쏟아졌다.
담양군은 주택 255동이 침수되고 농작물 400여㏊, 가축 11만여 마리가 피해를 입었다. 공공시설 150곳도 훼손돼 피해액은 79억 원을 넘어섰다.
정부는 담양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주택 침수 가구에 최대 3950만 원, 임차 세대 보증금·임대료 보조, 농축산 복구 지원 등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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