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대학병원들 줄다리기 협상 속 '총파업 전야제' 돌입(종합)

전남대병원 노조 1000여명·조선대병원 노조 600여명 참석
노사, 밤 12시까지 협상 계속…결렬시엔 24일부터 총파업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조선대학교병원지부가 23일 광주 동구 조선대병원 1층 로비에서 총파업 전야제를 열고 사측에 임금 인상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25.7.23/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박지현 기자 = 광주 상급종합병원인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 노조가 23일 동시 총파업을 예고하며 '파업 전야제'에 돌입했다.

각 대학병원은 이날 막판 교섭 결과에 따라 24일부터 실제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조선대학교병원지부는 이날 오후 5시 30분 광주 동구 조선대병원 본관 로비에서 총파업 전야제를 열었다.

간호사와 시설 관리직 등 조합원 1180명 중 600여 명(노조 추산)이 참여한 이날 전야제는 개회 선언과 민중 의례, 격려사, 교섭 경과보고, 현장 발언 순으로 진행됐다.

참가 노조원들은 '노동자를 존중하라' '비정규직 정규화' 등 문구가 적힌 적힌 피켓을 들고 사측의 변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병원 측에 6.9% 임금 인상, 인력 충원, 보건의료인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원들은 "의정 갈등으로 진료 공백이 생겼을 때 환자 곁을 지킨 건 바로 우리 병원 노동자들"이라며 "병원이 잘 되면 집행부 덕이고, 힘들면 열심히 일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양보하라는 등 정당한 처우 개선 없이 노동자들에게 희생만을 강요한다"고 주장했다.

23일 광주 동구 조선대병원 1층에 총파업 예고글이 붙어져 있다. 2025.7.23/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전남대병원 노조원 1000여명도 이날 오후 6시 30분부로 총파업 전야제를 시작했다. 파업에 돌입할 경우 필수 유지업무 인력을 제외한 전 직원이 참여할 예정이란 게 노조 측 설명이다.

전남대병원 노조도 임금 인상과 인력 충원, 보건의료인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전남대병원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오늘 오후 4시에도 '아무것도 줄 수 없다'는 의견만 고수했다"며 "사측은 노조원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노조의 실제 파업 여부를 결정할 전남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 종료 시한은 이날 밤 12시까지다.

이에 각 노사는 교섭 회의에 착수했다.

병원 측은 상급종합병원인 점을 고려해 파업 중에도 응급실 운영과 응급 수술 등 필수 의료는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의정 갈등 여파로 수술과 외래 진료가 절반 가까이 줄어든 상황에서 노조 파업이 이어질 경우 외래 진료가 추가로 축소될 뿐더러, 정규 진료 일정 지연, 병동 간호 인력 부족 등 환자 불편도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pepper@news1.kr